[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일본 정부가 2년전 일방적인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위기 상황에 처했지만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오히려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전 서울 무역협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기습공격 하듯이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소부장 자립’의 길을 걸은 지 2년이 됐다”면서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우리 기업들과 국민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9년 7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소재인 ‘3대 품목’(불화수소·EUV 레지스트·불화 폴리이미드) 수출규제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산업계에서도 일본 수출규제 2년이 소부장 분야 경쟁력 향상의 계기가 됐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사진/뉴시스
산업계에서도 일본 수출규제가 단기적으로는 위기 요인이었지만 소부장 분야의 국산화율이 높아지는 등 경쟁력 향상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 팀장은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소부장 분야 육성에 나서면서 성과를 낸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반도체 장비 분야 등은 국산화 비중이 20% 미만으로 추정되는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인식 대한상의 산업정책팀 팀장도 “그동안 소부장 분야는 경쟁력이 취약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적극적으로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경쟁력을 높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장기적으로 글로벌 산업소재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부장 분야에서 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처 다변화에 성과를 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박사는 “불화수소 수입량은 대폭 감소했고 EUV 레지스트는 아직 일본 의존도가 높지만 소폭이라도 줄어든 점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소부장 분야의 경쟁력 상승이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등 자동차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율이 높아지는 것이 부품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품질이 향상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해외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더 높은 금액을 책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