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코로나19 우려가 커지자, 백화점·유통 관련주들에 공매도 세력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 이후 보복 소비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으나 실질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하방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에
현대백화점(069960),
롯데쇼핑(02353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현대백화점에 대해 19억원어치의 공매도 거래가 발생했다. 이는 전체 거래대금 90억원의 21%가량을 차지한다. 해당 종목의 공매도 비중은 2~5%대에 머물렀으나 지난달 30일 두 자릿수로 급증해 꾸준히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롯데쇼핑 역시 한 자릿수에 그치던 공매도 비중이 지난 1일 31.29%까지 치솟았다. 이후로도 공매도 비중은 줄곧 두 자릿수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도 이달 들어 거의 두 자릿수 공매도 비중을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달 이베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공매도 비중이 급격히 늘기도 했는데, 인수에 성공한 이마트도 이달 들어 공매도 비중이 6~7%로 커졌다. 신세계도 지난 6일 9.4%를 기록하는 등 공매도 거래 비중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유통·소비재 관련주는 올 초부터 5월까지 코로나 백신에 따른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에 우상향했으나, 실적 개선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보복 소비 행태가 나올 거란 전망에 기대감도 있었으나, 이 점이 제대로 반영되기도 전에 하방 압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지난 5월 9만6900원에서 줄곧 하향세를 그리며 이날 83000원대까지 하락했으며, 롯데쇼핑(-8.8%), 아모레퍼시픽(-11.3%), 신세계(-9.4%) 등의 한 달 수익률도 마이너스다. 이달 들어 백신 접종 확대 및 7월 거리두기 완화 기대감 등이 꺼지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부정적 전망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관련주들의 실적을 봤을 때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님에도 공매도가 나오고 있다"며 "상반기 실적 호조 이후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성이 둔화할 거란 전망이 비교적 일찍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통주 중에서도 현대백화점과 같은 순수 내수 관련주 비중은 줄이고, 해외여행 시작 등을 고려해 면세점 위주로 매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가져가는 게 좋다"고 전망했다.
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48명까지 늘며 임시휴점에 들어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입구에 휴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