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급발진 논란에 리콜까지 '겹악재'

국토부, S90·XC90 등 컨트롤 디스플레이 관련 리콜 실시
심각한 경우 뒷자리 승객 끼임 가능성…볼보 "선제적 조치"

입력 : 2021-07-12 오전 6:04:21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급발진 논란에 리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 사진/볼보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뒷좌석 컨트롤 디스플레이 관련 리콜 조치를 내렸다. 리콜 대상 차종은 2018년 11월 26일부터 지난해 4월 6일까지 생산된 S90과 2016년 7월 4일부터 지난해 3월 23일까지 생산된 XC90 등 2종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리콜은 컨트롤 디스플레이의 터치 기능에 설계상 오류로 액체가 디스플레이 표면에 떨어지는 경우 조수석의 위치가 설계된 최대 위치까지 조정될 수 있다"며 "심각한 경우 뒷자리 승객이 조수석에 끼이거나 다칠 수 있는 가능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보는 지난 2일부터 S60, S90, XC60, XC90 모델 등 총 7208대에 대한 리콜도 진행중이다. 해당 리콜은 연료공급제어장치 퓨즈의 용량 부족에 따른 조치다. 볼보는 용량이 15A에 불과했던 퓨즈를 20A 퓨즈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퓨즈가 끊어지면 전압연료펌프가 작동하지 않게 되고, 매우 심각한 경우 계기판의 경고등과 함께 엔진이 꺼질 수 있고 다시 시동이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볼보의 리콜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냉각수 블리더 호스, 브레이크 페달, 2열 등받이 등 3건에 불과했던 리콜이 2019년 연료 라인 호스, 전동식 차량 뒷문 지지대, 앞좌석 시트 레일 너트, 냉각호스 등 7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비상자동제동장치, EGR 냉각수 라인, 와이퍼 암 고정 너트, 안전 벨트 패스트너 등 8건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뒷좌석 컨트롤 디스플레이, 연료공급제어장치 퓨즈를 포함해 SRS 컨트롤 유닛, 브레이크 컨트롤 유닛, 에어백 가스 발생장치 등 5건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볼보의 판매량이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리콜도 덩달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볼보의 최근 10년 연간 판매량을 보면 2011년 1480대에 그쳤지만 2012년 1768대, 2013년 1960대, 2014년 2976대, 2015년 4238대, 2016년 5206대, 2017년 6604대, 2018년 8524대로 계속 증가했다. 특히 2019년(1만570대)과 지난해(1만2798대)에는 2년 연속 1만대 판매고를 달성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안전과 판매량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진단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리콜이 많으면 많을수록 소비자 목소리가 반영된다는 측면에서 그런부분은 이해가 가지만 리콜이 많아진다는 것은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제품이 나왔다는 측면도 있어 좋은 것은 아니다"며 "제작사는 차량의 완성도를 높여서 시장에 나오게 해야하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볼보는 최근 급발진과 관련한 소송에도 휘말렸다. 차주 A는 차량결함으로 인해 급발진 사고가 발생했다며 2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볼보코리아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급발진 소송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7일 리콜은 아직 끼이거나 다친 사람은 없고 안전을 위해 선제적 리콜을 실시한 것"이라며 "재판은 사실 관계를 명확히해서 결과에 따라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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