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김충범·조용훈·이민우 기자] 정부가 발표한 '2021년 세법개정안' 중 코로나19 민생경제 회복과 기업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제 지원에 긍정적 반응이 나온다. 다만, 부동산 등 민감한 분야에 대한 세제 지원이 제외된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이번 세법개정안과 관련한 재정건전성 여부에 대해서는 ‘재정건전성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증세에 나서지 않는 것을 결점으로 지목, 민심을 잃을 수 있는 증세 이슈를 피한 정부의 선택이라는 관측도 있다.
26일 <뉴스토마토>가 경제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코로나19 민생경제 회복과 기업 R&D에 대한 세제 지원에 '긍정적' 반응을 표했다. 부정적 견해에서는 부동산 관련 세제 여부와 증세 논의가 빠진 부분을 지목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세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 같이 없다면 재정건전성만 악화시킬 것"이라며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세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간다면 재정지출을 효율화하는 방안이 같이 있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재정건전성의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세금을 조금 더 내고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세금을 덜 내고 개별적으로 갈 것인지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도 소득세 최고 세율이 42%에서 45%로 높아진 부분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안창남 교수는 "이번 세법개정안을 통해서도 재정건전성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안 교수는 "아직도 성실 납세자와 불성실 납세자의 차이를 세법에서 두고 있지 않다”며 “성실 납세자에 대한 우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이 조세회피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처벌 규정이 강화돼야 한다"며 "조세특례 규정 중 외국인 세금 면제 규정이 있는데, 그 부분은 없어도 무방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 “선거를 앞두고 세법을 과감히 바꿀 수는 없었을 것 같지만, 재정건전성은 감안했어야 한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위한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증세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부분에 대해 우선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정부의 재정적 측면에 있어 방만한 부분에 대한 구조조정이 선결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채무 비율이 너무 높다. 장기 재정 건전성을 위해 증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증세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도 어폐가 있다. 계층 간 양극화는 오히려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부동산과 관련해 이미 상당한 과세가 이뤄져 국민들의 증세에 대한 불만도 임계점에 와있다. 결국 증세가 민심을 잃을 수 있는 치명적인 이슈인 만큼, 이번 개정은 이를 피하기 위한 정부의 선택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연구개발 등에 대한 투자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민생경제 회복 지원은 적절하다"고 평했다. 특히 "친기업적인 성향이 눈에 띄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 개정안에서는 대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크게 확대한 것이 강조할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부동산 세제가 일체 배제된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부동산 세제가 가장 중요한 대목이지만, 이 부분이 일체 배제가 됐다는 것은 국회를 중심으로 여당이 주도하는 것으로 역할이 넘어갔다는 뜻"이라며 "정치적 판단을 위주로 부동산 정책이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26일 <뉴스토마토>가 경제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R&D 세제 지원 확대 등은 긍정적이지만, 부동산 관련 세제 등 민감한 부분들은 개정안에서 빠져 아쉽다는 의견을 내놨다. 사진은 경제전문가 4인의 '2021 세법개정안' 평가. 그래픽/뉴스토마토
정서윤·김충범·조용훈·이민우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