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주목받는 친환경 선박 기술을 앞세워 고수익 중심의 수주를 계속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5~6월 2개월 연속 세계 수주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계 수주량은 전년 동기 135만CGT에서 약 7배 증가한 1047만CGT다. CGT는 선박 건조 시 필요한 작업량을 말한다. 상반기 전체 수주량 순위는 경쟁국인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격차는 12만CGT에 불과하다. 12만CGT는 1만5000TEU(6m 길이 컨테이너) 2척 수준의 규모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하반기엔 중국 추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은 고수익 선종으로 분류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만2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1분기 기준 세계 70% 이상을 점유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친환경 선박인 가스연료추진선 점유율도 70% 이상이다. 상반기 발주된 14만㎥ 이상 LNG 운반선의 경우 16척 전량을 한국이 쓸어 담았다.
LNG선을 비롯한 친환경 선박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의 50% 수준으로 줄인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노후 선박을 중심으로 교체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조선사들도 꾸준한 투자를 통해 관련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당장은 LNG·LPG선을 중심으로 친환경 시장을 공략하고 나아가 수소연료전지, 암모니아 선박, 전기 추진선 등을 통해 업계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 이미지. 사진/한국선급
이를 위해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자회사 현대중공업을 올해 안에 상장해 친환경 선박 개발과 생산설비 구축에 필요한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특히 친환경 연료 선박 중에서도 수소 연료전지 선박에 주력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은 청정 연료인 수소를 추진 동력으로 사용하는 선박으로, 기존 내연기관보다 에너지 효율을 40% 이상 높일 수 있다. 대기오염 물질은 전혀 배출하지 않아 대표적인 미래 친환경 선박으로 손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블룸에너지사와 공동으로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로 추진하는 LNG 운반선 개발에 성공했다. 이 LNG 운반선은 자연 기화하는 LNG를 활용한 SOFC로 선박 추진 엔진을 대체한다. 내연기관은 물론 오일을 이용하는 각종 장치가 필요 없는 혁신적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암모니아 선박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암모니아 또한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 리튬 배터리 기반의 선박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 중이다. ESS는 선박 내 발전기와 전력 부하를 제어하고, 오염물질 배출량과 연료 사용 절감에도 도움을 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선박은 엔진 고장이나 사고 이력이 적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해양 환경 규제가 본격화하면 기술 경쟁력이 높은 우리나라 선박이 더욱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