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고양이 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도망간 고양이를 쫓는 할아버지와 아이는 흡사 토끼굴 같은 환상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타잔처럼 넝쿨을 타고, 폭포를 가로지르며, 현실과 환상이 뒤범벅 된 세계를 맞닥뜨린다. 영국 출신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샘 어셔가 그려오고 있는 ‘기적’ 시리즈의 일환. 이 시리즈는 계절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상상의 그림으로 빚어내는 프로젝트다. “제 그림책에서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세상을 발견하면 좋겠어요.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WILD : 고양이와 함께한 날의 기적
샘 어셔 글, 그림|이상희 옮김|주니어RHK 펴냄
‘글포자(글쓰기 포기한 사람들)’를 위한 안내서. 첫 문장이 머뭇거려진다면, 재능이 없다고 단념해왔다면 펼쳐봐도 좋을 책이다. 문학서, 인문서, 여행서를 넘나들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 노하우를 전한다. 저자는 취재부터 퇴고까지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 한 권의 책을 펴내기까지, 심리적 훈련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유정 작가가 추천사를 썼다. “책을 덮고 나니 작가와 밤 새 술잔을 기울인 듯한 느낌. 다음 글쓰기는 덜 외로워질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밀려온다.”
끝까지 쓰는 용기
정여울 지음|이내 그림|김영사 펴냄
시간여행으로 과거를 수정하는 전쟁이 발발한다. 유럽을 침략한 칭기즈칸의 기마 군단, 고대 로마의 카이사르 암살 현장, 런던 대화재 직전의 영국, 에스파냐가 침략하기 직전 남아메리카… 인류사의 물길을 바꾼 역사적 현장들이 주 무대다. 주인공 레드와 블루는 전쟁 중 밥 딜런 가사, 루이스 캐럴 명구가 오르내리는 비밀 서신을 교환하다 사랑, 인류 문화사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지난해 휴고상, 로커스상, 네뷸러상, BSFA상을 휩쓴 문제작이다.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 맥스 글래드스턴 지음|장성주 옮김|황금가지 펴냄
불펜(Bull pen)이란 야구 경기장 내 투수가 연습하는 공간인 동시에, 투우 경기 전 소들이 대기하는 곳으로, 노동자들 공간으로 은유되기도 한다. 소설은 프로야구 선수, 증권회사 직원, 스포츠신문 기자 같은 서로 다른 직업의 등장인물들로 경쟁에서 실패하고도 자기만의 삶을 쟁취해가는 이야기를 그려준다. 스트라이크존처럼 성공과 실패가 엄격히 구분되는 시스템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단면이다. 그럼에도 소설은 자기 만의 방식이 지닌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한다.
불펜의 시간
김유원 지음|한겨레출판 펴냄
저자는 극도의 예민함으로 증후군까지 겪은 정신과의사다. 말 한마디, 먹는 소리, 옷 감촉, 글자 줄 맞춤까지 모든 것들이 크게 다가온 사람들을 위해 그는 펜을 들었다. ‘스몰스텝’을 처방한다. 자잘한 성공체험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고 예민함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이를 테면, 모임에서 한 말이 자꾸 후회 된다면 오늘은 말하는 양을 10분의 1로 줄이면 작은 성공 달성이다. 까슬거리는 니트나 살짝 작은 구두는 과감히 바꾸라 조언한다.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니시와키 슌지 지음|이은혜 옮김|더퀘스트 펴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뾰족한 말, 예상치 못한 실수로 자책과 실망이 반복되는 나날들. 저자는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힘든 나를 모른 척하고 내버려두는 것이 아닌 식물을 가꾸듯 자신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해한 것들에 둘러싸인 일상에서 매일 자신을 가꾸는 ‘셀프 가드닝’을 제안한다. ‘1cm 시리즈’로 12개국 100만 독자 사랑을 받은 김은주 작가와 영미권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워리 라인스가 협업했다.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김은주 글|워리 라인스 그림|허밍버드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