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비용 반영, 주춤"…건설사, 2분기 우울한 실적

삼성·현대·GS·HDC현산 , 지난해보다 부진
국내외 영업환경 개선, 하반기 반등 노린다

입력 : 2021-07-29 오후 4:31:25
국내 한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업계의 실적 회복이 더디다. 주요 건설사들이 2분기 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를 반영한 지난해보다도 실적이 더 하락했다. 현장 준공에 더해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거나 분양이 더디면서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 다만 일감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향후 매출 확대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2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하다.
 
삼성물산(028260)은 상사나 패션부문 등 기업 전체적으로 보면 실적이 개선됐지만, 건설만 떼어놓으면 하락했다. 건설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조6590억원, 영업이익은 113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23.6% 하락했다. 국내 및 해외의 반도체공장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실적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006360)도 실적이 하락했다. GS건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조231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253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낮아졌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2조5474억원보다 12.3% 줄었고 영업이익은 1651억원에서 24.1% 추락했다. 
 
현대건설(000720)도 주춤했다. 현대건설의 2분기 매출액은 4조383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4조5442억원 대비 3.5%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1539억원에서 1409억원으로 8.4% 떨어졌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의 경우 공사 현장 준공과 더불어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실적이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은 대규모 플랜트 현장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매출이 줄었다. 또 플랜트부문을 중심으로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퇴직금과 같은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GS건설은 플랜트 사업 축소에 따라 관련 인력을 재배치 및 구조조정하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싱가포르 해외 현장에서도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리조트형 주거단지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 프로젝트에서 발주처의 본드콜(보증금 반환 요청) 영향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본드콜이란 금융기관이 대형 건설 공사에 보증을 섰는데 건설사의 계약 위반 등으로 보증금을 발주처에 지급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GS건설과 함께 이 사업을 진행하는 현대건설도 본드콜의 영향으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해외 대형 현장 준공으로 매출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변수가 발생해 실적이 주춤했다는 것이다. 
 
다만 갑작스레 발주처의 본드콜 영향이 나타났기 때문에 추후 협상과 중재 과정에서 환입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사전 예고 없이 발주처의 본드콜 영향이 반영됐기 때문에 추후 협상과 중재 과정에서 환입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 역시 실적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매출액은 9659억원에서 8124억원으로 15.8% 미끄러졌고 영업이익은 1473억원에서 1049억원으로 하락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상반기 분양 물량이 적었던 탓에 실적이 다소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약 1만50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인데 상반기에는 2846가구 분양에 그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데 분양이 적어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DL이앤씨(375500)는 매출액 1조9223억원, 영업이익 2290억원을 기록했다. DL이앤씨의 경우 올해 초 기업분할을 진행해 대림산업 시절보다는 회사 규모가 작아졌고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줄었다. 
 
이들과 달리 대우건설(047040)은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대우건설의 2분기 매출액은 2조20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늘었고 영업이익도 811억원에서 1390억원으로 71% 개선됐다. 회사는 지난해보다 분양 매출이 늘었고 해외 고수익 프로젝트의 매출이 반영됐다며 실적 배경을 설명했다.
 
대다수 대형 건설사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부진했으나 수주는 대체로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2분기 11조5343억원을 새로 확보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조6262억원보다 33.7% 많은 규모다. 2분기말 수주잔고는 75조6520억원으로 올해 1분기 68조5497억원보다 10% 늘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 2분기에는 신규수주가 6830억원으로 저조했으나 올해는 2조8670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수주잔고도 올해 1분기말 28조9460억원에서 2분기말 31조8480억원으로 증가했다. GS건설도 올해 2분기 신규수주가 2조98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조4170억원보다 23.5% 상승했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매출 증가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대건설은 하반기부터 사우디 마잔 개발 프로젝트,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공사,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대규모 신규 공사 매출 본격화로 연간 매출 계획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하반기 자체사업을 토대로 실적 개선을 꾀하는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릉역세권 개발사업 등 메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독보적인 디벨로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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