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해직 교사 특별채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냈다. 조희연 교육감의 변호인은 "검찰 특수부의 성과주의 폐습을 따르지 말라"고 요구했다.
조 교육감의 변호인은 혐의 사실인 직권남용죄와 국가공무원법 위반(채용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한 의견서를 공수처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변호인은 33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조희연 교육감은 중등인사팀에 특별채용자를 내정해 특별채용을 추진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고, 부교육감에게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도록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심사위원 위촉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심사위원에게 특정인을 다른 응시자보다 높은 점수를 주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과장, 국장 등을 특별채용 업무에서 배제한 적이 없다"고도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해직 교사 5명을 지난 2018년 12월 교육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27일 조 교육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조 교육감은 "한때 해고됐던 노동자들이나 해직 교사들, 해직 공무원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과거를 딛고 미래 화합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며 "저는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특채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진성 이재화 변호사는 이날 의견서 제출과 관련해 "교육자치의 원칙과 교육감에게 특별채용에 관한 권한을 부여한 관계 법령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법령이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실시한 특별채용에 대한 형사적 접근은 매우 신중히 해야 하고, 특별채용이 명백히 법령을 위반한 경우가 아니면 함부로 기소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검찰청 특수부의 '인지했으니 기소해야 한다'는 성과주의의 폐습을 따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수처가 한 조각의 편견도 없이 오로지 수사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로 사실을 인정하고, 인정된 사실에 대해 관련 법리를 적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4월23일 교육부에 조 교육감에 대해 주의 조처를 요청했으며,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사건을 배당받은 후 공수처에 이첩했다.
공수처는 4월 말 직권남용 혐의를 확인해 달라는 내용으로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수사 참고자료에 대한 사건을 '공제1호'로, 5월 초 경찰로부터 이첩받은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사건을 '공제2호'로 등록했다.
해직 교사 부당 특별채용 논란에 연루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