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그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국내 제약·바이오주들이 반등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국내 자체개발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반짝 상승’에 그칠지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제약·바이오주 섹터 전반에 걸친 추세전환으로 판단하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의약품은 코스피 전 업종 중 상승 폭 1위를 차지했다. 의약품 지수는 이달 14.4% 상승했는데, 이 기간 코스피는 0.6% 상승하며 보합권에 그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초 청와대 백신 회의 계획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전략 보고대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승인을 계기로 급등세를 보였다.
이번 상승은 제약·바이오주 전반에서 이뤄졌다. 이달 신규상장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중 5개 종목이 제약·바이오 관련주로,
이연제약(102460)과
대원제약(003220)이 각각 20.35%, 17.09% 상승했으며, #프레스티지비이오파마가 16.13% 올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223명으로 집계됐는데, 일일 기준 역대 최다 확진자다.
증권가에선 이번 상승이 제약·바이오주의 추세적 상승이라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항암제, 당뇨병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던 기존 바이오텍 기업들의 상승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이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항암제, 당뇨병 등 기존의 바이오텍의 경우 코로나19로 해외 인증 등의 연구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기술이전도 계약 단위가 수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체결되긴 어렵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코로나 관련 주들을 제외하면 아직까진 상승 추세전환이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제약·바이오주들이 올해 크게 하락했던 만큼 '키 맞추기' 장세가 올 것이란 판단도 나온다. 올해 제약·바이오주들은 국내 증시 전 업종 중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13.30% 하락했는데, 이 기간 지수가 하락한 업종은 전기가스업(-1.90)과 의약품 지수뿐이었다.
제약·바이오 빅파마들의 실적 호조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매출액 4122억원, 영업이익 166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05.6% 늘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액 1446억원, 영업이익은 662억원을 기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셀트리온도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셀트리온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5199억원, 영업이익 226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2%, 2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들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