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3상을 앞둔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일찍 차익 실현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사이트에 따르면 이달 초 SK바이오사이언스 비등기 임원 6명은 회사 주식 3만여주를 약 20만원 전후의 가격에 장내 매도했다. 현재 주가는 30만원 선을 오가고 있다.
임직원들은 최근 주가가 상장 이후 신고점을 경신하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상장 이후 5개월 가까이 직전 고점 19만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던 주가는 이달 들어 2분기 실적 개선 소식과 함께 고점을 경신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0일 오전 식약처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지난 10일엔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3상 계획 승인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30만원을 넘어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 3상까지 진입한 건 처음이다.
공시에 따르면 공장장과 실장, 부서장 등 비등기임원 6명은 이같은 발표로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기 전에 차익실현을 하고 나왔다. 이들은 주당 약 20만원 전후 가격에서 총 65억6000만원어치(3만3580주)를 팔았다.
특히 지난 4월1일 신규선임되면서 주식을 획득한 4명의 실장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 5~6일 1만1160주 중 7706주를 매도해 15억9643만원을 벌었으며 B씨는 지난 4일 1만1100주 중 8100주를 팔아 15억7950만원을, C씨는 4일 1만9640주 중 7500주를 처분해 13억9375만원을 벌었다. E씨는 획득 주식 4400주를 전량 매도해 8억여원을 챙겼다.
주가가 고점에 올랐을 때 차익을 챙기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지만, 회사가 중요한 임상 계획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회사 내부 정보를 잘 아는 임직원들의 주식 매각에 대해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임상 시험 대상 수가 적은 것 아니냐는 논란 등이 이날 주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투자자들에게는 부정적인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미래 가치에 대한 신뢰로 주가를 형성하는 바이오 시장에선 회사 상황을 잘 아는 임직원들이나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투자자들에게 안좋은 시그널을 줄 수 있다.
지난해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의 CEO는 개발 중이던 코로나 백신 예방률이 90%를 넘었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 주식을 매각해 62억원 가량을 차익을 챙겼다. 이후 한동안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내에서도 신일제약, 일양약품, 유나이티드제약 등이 지난해 주가 고점 단계에서 임직원들의 지분 처분 공시가 나오자 주가가 급락한 사례들이 있다.
다만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금액이 적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며, 임상 승인 발표 전에 처분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과거 사례와 다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한가까지 가기 전에 주식을 판 것으로 봐선 단순 차익 실현으로 보인다"며 "특별히 내부자 거래로 간주할 사항이 없으면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