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교통공사의 대규모 구조조정 추진이 전국 6개 도시 지하철의 연대 파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 노조의 연대 파업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에 따르면 오는 17~20일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인천, 광주 등 6개 지자체 지하철 노조가 합동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이번 총파업 예고는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가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추진하면서 부터다. 서울교통공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승객 수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1조11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해는 적자가 1조6000억원으로 불어날 위기다.
서울교통공사는 적자의 원인으로 무임수송 손실, 6년째 동결인 요금, 환승 할인 등을 꼽았으나 서울시 측에서는 '경영효율화'를 문제 삼으며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오 시장은 지난 5월 취임 한 달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통요금 인상을 고려할 시점이 아니다"며 "경영합리화를 통해 해결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무인권, 환승 할인 등 서울시 정책으로 인한 누적 재정 적자만 6000억원이 넘는다. 코로나19 이후 승객 수가 줄어들고 운행 시간도 단축된 사이 부채 비율은 130% 수준으로 급증했다. 부채 비율이 130%를 넘는다는 것은 더 이상 공사채를 발행한도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자금 유동에 위기가 생긴 서울교통공사는 향후 2년치의 채무인 4530억원을 서울시에 미리 이관했다. 서울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500억원의 손실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는 9월 행정안전부로부터 7000억원의 추가 공사채 발행 승인을 받으려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전체 1만6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1971명(12.3%)을 줄이겠다는 자구책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이에 노조는 사측에 "구조조정은 임시방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은 연간 1300억원에 불과해, 여전히 부채는 1조원 이상이 남는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2000명에 가까운 인원은 하루 아침에 구조조정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신규 인력을 뽑지 않으면 점차적으로 인력을 줄여나가야 하는건데 이렇게 되면 단기간에 인건비를 줄인 효과가 미미하다"고 비판했다.
총파업 투표는 17일 오전 8시 20일 오후 12시까지다. 노조 조합원들은 직무에 따라 온라인·현장 투표를 병행한다. 개표는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교통공사노조 1층 회의실에서 이뤄지며 서울의 경우 6개 지역의 투표율과 상관 없이 파업이 가결될 경우 이를 강행한다.
밤 10시 이후 지하철 20% 감축 운행이 시작된 지난 7월 9일 을지로입구역에 심야 열차운행 시각 변경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