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스위스 해운사 MSC가 한국 선원 모집을 본격화한 가운데
HMM(011200) 해상노조가 직원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금과 근무 조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HMM 해상노조는 17일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음에도 산업은행에서는 우리와 줄다리기 하는 게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선원들의 이탈이 본격화하면 파업을 떠나 선원이 없어 배가 서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MSC는 최근 대형 컨테이너선 경험이 있는 한국 선원 채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선사는 HMM뿐이라 사실상 HMM 직원들이 채용 대상이다.
MSC는 HMM보다 2배 높은 급여를 제시했다. 승선 기간 또한 4개월로 HMM 10개월보다 짧다. HMM 해상노조 관계자는 "승선 중인 선원에 접촉해 입사지원서를 나눠 주며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HMM 해상노조가 올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채권단인 산은과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HMM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선원들은 6개월의 계약이 끝나면 다들 내리겠단 분위기"라며 "우리와 협상을 할 게 아니라 일한 만큼 보상을 해주거나 처우를 개선해주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HMM 해상노조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에서 임금 25% 인상을 요구하며 사측과 3차례에 걸쳐 교섭했지만 결국 결렬됐다. 노조는 회사 경영난을 고려해 지난 6년간 임금을 동결했지만 올해는 역대급 실적을 낸 만큼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사측은 산업은행 채권단 관리 아래 있어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은은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한 만큼 노조의 요구대로 임금을 인상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상노조는 오는 18일과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1·2차 조정회의를 한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얻게 된다.
같은 내용으로 임단협을 진행한 육상노조 또한 협상이 결렬된 후 중노위에서 조정회의 중이다. 오는 19일 3차 회의가 예정됐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