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042670)를 품에 안고 세계 5위 건설기계 업체로 도약한다.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조선, 에너지 사업과 함께 건설기계를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19일 현대제뉴인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한 거래 대금을 완납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제뉴인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해 설립한 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는 지난 2월
두산중공업(034020)과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4%를 8500억원가량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 5개국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마지막 관문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법인 소송 이슈가 최근 일단락되면서 계획대로 인수를 마무리 짓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건설기계(267270)와 이번에 인수한 두산인프라코어를 합치지 않고 각각 운영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브랜드 가치가 커 합치지 않는 게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위 업체를 품으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점유율을 더하면 60%에 달한다.
현대건설기계가 지난 7월 아르막에 인도한 22톤급 굴착기. 사진/현대건설기계
세계 점유율은 10위권 내로 오른다. 영국 건설중장비 전문지 KHL 옐로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건설기계 세계 점유율은 △미국 캐터필러(13%) △일본 고마쓰(10.4%) △중국 XCMG(7.9%) △중국 사니(7.5%) △중국 중롄중커(4.9%) △미국 존디어(4.7%) △스웨덴 볼보건설기계(4.6%) 순이다.
같은 기간 두산인프라코어의 점유율은 3.7%(10위), 현대건설기계는 1.2%(21위)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더하면 4.9%로 5위 중롄중커를 위협하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소형 건설기계 계열사 두산밥캣을 제외해도 10위권 내에는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점유율을 계속해서 확대해 2025년까지 5% 이상을 달성하고 5위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룹을 이끄는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을 현대제뉴인 공동대표로 선임하고 조선, 에너지 사업과 함께 건설기계를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건설기계 시장이 호황인 만큼 인수 성과는 곧바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15.2% 증가한 21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둔화하고 있지만 신흥시장에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그룹의 재계 순위도 9위에서 GS그룹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선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산 규모는 63조8030억원이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 약 4조원을 더하면 GS 67조6770억원을 넘어선다.
한편 매각을 마무리한 두산그룹은 올해 안에 산업은행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졸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중공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두산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잔액은 1조3969억원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대금 8500억원 제외하면 차입금은 5000억원대까지 줄어든다. 남은 차입금 5000억원은 두산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507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라 조만간 모두 청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