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연일 상향 조정되던 상장사 영업이익률 전망치가 소폭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부터 지난해 코로나19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기저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도 하반기 꾸준히 실적 성장을 이어갈 종목 찾기에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는 기업들의 조정 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며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들의 시장 반응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금융업을 포함한 코스피 매출액은 654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61조8000억원, 순이익은 4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8%, 85.2%, 127.5% 증가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85.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익 증감률은 전 분기(118%) 대비 감소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코로나19 기저효과가 줄어드는 3분기와 4분기에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 2분기 영업이익 증감률도 높았지만, 이익 사이클의 둔화는 현실이 됐다”며 “3분기~4분기 증감률은 2분기보다 더 낮아질 것이고 기저효과가 소멸되는 2022년 증감률은 한 자릿수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매 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향 조정되던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2분기 실적발표 시즌 이후 다소 낮춰지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200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3월 185조원에서 이달 초 220조까지 치솟았으나 지난주 216조원대로 소폭 하락했다.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춰졌다는 것은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춰지고 있음을 뜻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피200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이전 주보다 소폭 하락했다”며 “올 상반기 급속도로 상향된 기업들의 이익 전망의 눈높이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종합적인 측면에서의 밸류에이션 대조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근 ‘피크 아웃’(고점 통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전망치 하향 종목의 높은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들의 경우 3~4분기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함께 이뤄질 수 있다.
실제 7월 들어 실적전망치가 하향된 반도체 업종의 경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가 이달 6~7%대 하락했으며,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SK하이닉스의 경우 7월 이후 주가가 18% 넘게 빠졌다.
올해 1분기 이후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섹터는 운송으로 1분기 말 대비 전망치가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증권, 비철금속, 종이·목재, 철강, 화학, 상사 등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와 에너지 섹터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반면 1분기 이후 전망치가 가장 크게 하락한 섹터는 조선으로 올해 적자전환이 예상되며, 유틸리티, 보험, 호텔레저 섹터는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락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어닝 서프라이즈율이 높은 업종은 추후 올해 및 내년 추정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증권, 섬유·의복, 디스플레이, 은행 등은 이번 호실적으로 추후 연간 실적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