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롯데카드가 20여종의 카드를 단종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 악화가 예상되자 비용 효율화를 위해 운영 상품을 축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달 말부터 18종의 카드 상품을 발급 중단하기로 했다. 단종되는 주요 카드는 썸뱅크 롯데백화점 카드, 라이킷 펀+, 롯데 캐시백 플러스 카드, DC플러스 카드, 롭스 롯데카드 등이다. 다음달 15일에는 교보문고 핫트랙스 롯데카드, 해피포인트 롯데카드 등 3종도 발급이 중지된다. 21종의 카드는 발급 중단일 이후부터 신규·추가·교체 발급이 불가능하다. 다만 기존 카드 고객은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분실 등에 따른 재발급도 가능하다.
단종 카드 중에는 숨겨진 알짜카드로 여겨지는 '올마이쇼핑카드' 교통, 점심, 통신 등 3종도 이름을 올렸다. 이 카드는 고객들 사이에서 '상테크' 카드로 유명하다. 상테크란 상품권과 재테크를 합친 말로 상품권을 구입해 절세하거나 할인 혜택을 얻는 기법을 의미한다.
올마이쇼핑카드의 경우 상품권 구매 시 결제 실적으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액면가보다 저렴한 상품권을 구매해 혜택을 얻는 것과 동시에 실적 요건 충족에 따른 할인도 누릴 수 있다. 롯데카드의 월 상품권 구매 한도가 1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카드의 최대 피킹률(카드 사용 금액 대비 할인 비율)은 5%다. 200만원 결제 시(상품권 구매 포함) 10만원 할인된다. 카드업계에선 피킹률이 5%일 경우 혜택이 큰 알짜카드로 분류한다. 할인 한도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올마이쇼핑카드를 비롯해 여러 종의 카드를 일시에 단종하는 것은 비용 효율화를 위한 밑작업으로 판단된다. 가맹점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하돼 혜택이 큰 카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올해는 3년마다 돌아오는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시기다. 올해 협상 결과가 내년부터 적용돼 수수료가 추가 인하되면 알짜카드 단종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카드를 운영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급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여러 개의 카드를 운영하면 수익보다 비용이 더 높을 수 있다. 이외에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한 것도 카드 교체 주기를 앞당기는 이유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자 카드사들은 연이어 카드 발급 중단에 뛰어들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말 레이디, 롯데VIC마켓 등의 16개 신용카드를 단종시켰다. 또 9월부터는 The CJ 빅플러스 GS칼텍스 카드의 발급을 중단한다. 하나카드는 지난 6월 1Qcoupon 카드 외 88개 신한 및 체크카드 상품 신규 및 추가 발급을 대거 중단했다. 농협카드도 이달 Take5, 글로벌 언리미티드 체크 등 2종의 상품의 발급을 제한했다.
롯데카드 측은 이번 카드 발급 중단에 대해 카드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고객 소비 패턴 변화에 따른 신규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과 대체 상품 출시로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며 "기존 회원의 갱신 및 재발급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가 상테크로 알려진 '올마이쇼핑카드'를 비롯해 20여종의 카드를 단종하기로 했다. 사진/롯데카드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