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민사회 "검사장 직선제, 국민에게 권력 돌려주는 것"

"권한 남용 예방할 다양한 장치 필요" 의견도

입력 : 2021-08-24 오후 2:15:03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문재인정부 들어 검·경 수사권이 조정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한 가운데 검찰 개혁의 하나로 검사장 직선제 도입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참여연대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등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김남국·이수진 의원은 24일 '2021 검찰개혁-검사장 직선제'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교수는 "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주민 직선으로 선출하는 것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크고, 시도해 볼 만한 대안"이라며 "지방검찰청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제외하면 실제로 거의 모든 수사와 기소가 이뤄지는 일선이고, 대부분의 검찰 업무가 진행되는 단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 직선으로 선출돼 대통령이 임명한 지방검찰청 검사장은 기본적으로 소위 6대 범죄의 직접 수사권을 포함해 현행 검찰청법이 규정하는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며 "다만 주민직선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의 법적 권한에 더해 관할 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에 관한 인사 권한도 일부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지방검찰청 검사장 직선제안에 대해 임기는 4년으로 하고, 3기에 걸쳐 재임할 수 있도록 했다. 후보 자격으로는 법조 경력 10년 이상의 판사, 검사, 변호사, 공인된 대학의 조교수 이상의 법학교수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정당 추천을 금지하고,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로부터 과거 1년 이내에 정당원이 아니었어야 한다는 제한을 뒀다.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직선제가 각 지역의 토호 세력과 유착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토호 세력과의 유착은 현재의 초집권적 관료 검찰 조직에서도 빈발했다"며 "대검찰청의 감찰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고등검찰청을 대검의 지부 성격으로 개편해 이를 수행하도록 하는 대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수처의 출범과 경찰의 일차적 수사종결권 보장에 따라 이를 막을 수사기구가 복수로 생겼다"며 "무엇보다 선거제도 그 자체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수사기구의 인사·조직·재정·감독권을 장악한 정치 권력과 현실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하는 수사 권력 사이에서 형사사법 과정의 사법적 판단 권력이 제대로 맞설 수 있으려면 적어도 대부분의 형사 사건을 처리하는 검사장 정도는 주민이 직접 선출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검찰에 일종의 호민관(護民官) 역할을 제대로 맡기려면 적어도 검사장에게는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김영중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검사장 직선제의 도입은 과거 한 기관에 독점돼 있던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는 의미도 될 것"이라며 "사실 국민은 대통령과 국회를 통해 권한만을 줬는데, 이를 권력으로 사용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검찰청 검사장 직선을 통해 검찰청 간의 경쟁을 통한 검찰 조직 문화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검사장 임기에 대해 "검찰총장과 비교하면 그 임기가 너무 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고, 지방선거와 함께 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전국의 검사장이 시·도지사 등과 함께 동시에 바뀌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공수처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고 중임할 수 없게 돼 있는데, 공수처장과 같이 두는 것은 어떨까 한다"는 의견을 냈다.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정책위원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민중의 직접적 참여와 통제, 평가와 심판이 가능한 지방검찰청 검사장 직선제부터 도입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라며 "물론 그동안 검찰권 남용의 역사를 바탕으로 지방 검사장의 권한 남용을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함께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 교육자치로 지방에 교육감을 선거로 뽑고 있고, 교육총장은 없어도 전국의 교육청들이 잘 운용되고 있지 않나"라며 "이참에 각 지방 검사장을 직선제로 바꾸고, 교육자치처럼 검찰자치 제도를 만들고, 검찰총장은 꼭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역설했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소속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의 검찰 개혁은 비선출 권력인 검찰에 대한 집권층의 통제력 확보하는 점에 치우쳤다"며 "그 슬로건은 '검찰에 대한 정치적 통제'로 구성됐으나, 실질적으로는 권력의 분할·분배를 둘러싼 내부 갈등의 양상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교수는 검사장 직선제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는 견해를 제시하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검사장을 감시·견제·통제할 수 있는 법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지역별 변호사의 수가 대폭 확대되고, 이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유의미한 법 공동체가 구성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대선에서 당선됐을 당시 검사장 직선제에 대해 '시기상조'를 이유로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검사장 직선제는 지난 대선에서 5명의 주요 후보 중 정의당 심상정 후보자만이 유일하게 찬성했다.
 
오병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왼쪽)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2021 검찰개혁-검사장 직선제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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