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책은 고대 페르시아 사막의 지하 용수 시스템 ‘카나트’로 ‘대서울’의 확장을 설명한다. 높은 계곡물을 낮은 곳의 사막 지대로 흘려 보내듯, 지난 100여년간 수도 서울의 정치, 경제, 문화 영향력은 길(철도와 도로)을 따라 주변 농업 지역으로 뻗어 나갔다. 더 쉽게 피자에 비유하면 커팅기가 지나간 자국은 대서울의 길이고 시민들은 이를 따라 거주지와 직장, 학교를 오간다. 교외선, 수려선, 48번국도 등 서울 내외곽 길을 걸으며 대서울의 역사와 구조를 읽어낸다.
대서울의 길
김시덕 지음|열린책들 펴냄
고대 그리스 조각을 복제한 순백색 로마 석고상이 이상화된 과정은 곧 백인종의 우수성에 대한 근거로 작용했고 ‘기울어진 미 의식’을 낳았다.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오늘날 미술관과 박물관 뒤에는 과거 제국주의 통치의 정당성을 마련했던 국가들의 권력 욕망이 숨어 있다. 저자는 아름다운 미술 뒤 어두운 그늘을 추적하며 대중들이 미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을 재검토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코로나 전 흑사병, 스페인독감 등 전염병이 미술사에 미친 영향도 두루 살핀다.
벌거벗은 미술관
양정무 지음|창비 펴냄
요나손이 창작한 가상 인물들은 하나 같이 ‘사고 좀 칠 줄 아는’ 사람들이다. 북한으로 납치되고 망망대해에서 피랍되는 정도는 다반사. 신작으로 설계된 인물도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은 아내 재산을 빼앗는 미술품 거래인 빅토르. 저자는 그에게 앙심을 품은 주변 인물들을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와 연결시킨다. 온갖 기상천외한 흥미로운 복수극들이 활개를 친다. “복수는 물론 나쁜 것입니다. (웃음) 그럼에도 때론 긍정적이고 치료적인 효과가 있지요.”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임호경 옮김|열린책들 펴냄
소설 주인공들은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청년들이다. 24시간 지하 만화 카페에서 한밤중 알바를 하거나, 암 투병으로 머리가 빠져서 사촌과 함께 서울로 가발을 사러 가거나,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 카페 활동에 몰입하기도 한다. 지리멸렬한 현실에서도 주인공들은 쉽게 주눅 들지 않고, 서로에게 손을 내밀며, 사랑을 이어나간다. SF, 코미디, 호러, 드라마 등 다양한 색깔로 푼 청춘 소설.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박서련 지음|최산호 그림|마음산책 펴냄
젖은 흙과 숲의 향내, 고릿하거나 매캐한 향신료 냄새. 공기 중에 실려오는 냄새를 따라 사람은 그때, 그곳, 그 순간으로 이동하곤 한다. 의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후각중추는 해부학적으로 감정이나 기억, 욕망과 연결된 변연계 근처에 위치해있다고 말한다. 책은 ‘코’를 앞세워 지구 방방 곡곡을 누비고 그 후각적 심상에 대해 써 내려간다. 삶과 죽음, 향기와 악취가 공존하는 인도 콜카타 사원 앞 거리에서 출발, 구룡반도 뒷골목과 지중해 작은 어시장 등을 지난다.
후각과 환상
한태희 지음|중앙북스 펴냄
주니어 방송기자들을 위한 길잡이 책이다. 인터뷰 요령부터 취재원과 신뢰관계를 쌓는 방법, 리스크 관리법에 이르기까지 취재의 A부터 Z를 망라한다. 제목 다는 법 리포트 구성법, 스탠드업 요령, 뉴스 큐시트 짜는 법 등 방송 기사 작성에 관한 노하우도 담았다. 저자는 YTN 기자 17년, 채널A 부장 6년을 거쳐 현재 LG헬로비전 지역채널 보도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사회부, 정치부 기자를 거쳐 도쿄특파원과 국제부장, 문화과학부장을 역임했다.
데스크노트
윤경민 지음|푸블리우스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