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135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을 국내 반입한 밀수범이 적발됐다. 국내 역대 최대 밀수량으로, 소매가 기준 1조 3000억원어치에 달한다.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최혁)는 멕시코에서 필로폰 404.23kg을 밀반입한 마약사범 A(34)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해외에 체류하면서 국내에 있는 A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호주 국적의 주범 B씨를 뒤쫓고 있다.
사건 개요도. 사진/부산지검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 등은 2019년 12월과 2020년 7월 등 2회에 걸쳐 멕시코로부터 수입한 헬리컬기어(비행기 감속장치 부품) 총 20개에 총 904kg상당의 필로폰을 숨겨 밀수입했다. 이 필로폰들은 우리나라를 경유해 호주로 밀수출 하던 것으로, B씨 등은 이 중 500kg 상당을 올해 1~4월 호주로 밀반입하려다가 지난 5월 호주 연방경찰에 적발됐다.
압수한 필로폰 봉지 총 135개 무게 총량 약 404.23㎏. 사진/부산지검
검찰은 호주로 나가지 못한 필로폰이 국내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 5월부터 부산세관과 국정원등과 공조수사를 벌였다. 검찰 등은 결국 2개월여간 수사 끝에 A씨를 검거하고 잔존 필로폰을 압수했다.
필로폰 1봉지 모습. 헬리컬기어 1개에 총 15봉지의 필로폰 은닉. 사진/부산지검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국제 마약 밀수 사범들 멕시코에서 호주로 직접 필로폰을 밀수출하는 경우보다 한국에서 호주로의 밀수출이 상대적으로 단속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라며 "호주로 수출하던 중 필로폰이 적발돼 더 이상 수출이 어렵게 되자 국내에서 보관 장소를 수시로 변경하는 등 국내에서 유통될 가능성이 농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적발된 국내 밀수입 필로폰 양은 20~40kg 수준이며, 지난 2018년이 193.2kg으로 가장 많았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