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안그룹 담보받은 유진투자증권, 투자금 반토막에 '전전긍긍'

유진증권 "자안코스메틱 관련 엑시트 전략 수립중"
유진 물량 보호예수 없어…물량 행사시 대규모 오버행 주의보

입력 : 2021-09-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자안그룹에서 시작된 자안바이오(221610)의 부도로 자안코스메틱(219550)의 최대주주가 유진엠피제일차로 변경됐다. 유진엠피제일차는 자안바이오 사모사채의 유동화와 운용 및 처분을 위해 설립된 유진투자증권(001200)의 종속회사다. 
 
앞서 유진엠피제일차는 단순투자목적으로 자안바이오 회사채에 투자했는데 만기일을 한달여 앞두고 자안바이오의 부도가 발생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자안코스메틱의 변경된 최대주주인 유진엠피제일차가 자안바이오로부터 받은 담보들의 가치가 크게 낮아지면서 투자금이 반토막 나게 될 위기에 처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연결 실적에 유진엠피제일차의 실적이 반영되는 만큼 손실 금액에 따른 유진투자증권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안코스메틱은 전일 장마감 이후 최대주주가 기존 자안바이오에서 유진엠피제일차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 변경 사유는 자안바이오가 발행한 사모사채의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담보권 실행이다.
표/뉴스토마토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3월26일 자안바이오가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만기 6개월, 표면금리 연 6% 회사채의 주관사로 참여, 종속회사인 유진엠피제일차를 통해 '매입확약조건'으로 투자했다. 3월29일 발행된 이사채의 만기일은 오는 29일이다. 유진엠피제일차는 투자 당시 기준 260억원 규모의 담보를 걸었다. 자안바이오가 보유하고 있는 자안그룹의 주식 83만5169주와 자안그룹이 발행한 80억원 규모의 CB(당시발행가액 주당 3만7500원), 자안코스메틱 주식 170만7130주(지분 21.39%)다. 
 
유진엠피제일차가 자안바이오 회사채에 투자한 것은 지분확보가 아닌 단순 투자목적이었다. 투자금액에 대한 이자를 챙기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안바이오의 부도로 유진엠피제일차가 당초 의도에도 없던 자안코스메틱의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된 셈이다. 
 
유진엠피제일차는 투자금에 대한 이자를 챙기려 했으나, 계획했던 투자금과 이자도 모두 지급받지 못했다.
 
자안바이오는 사채발행 당시 6월29일과 9월29일 연 6%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6월26일 1차 이자지급은 완료됐으나 이후 기한이익 상실사유가 발생했고, 지난달 27일까지 유진엠피제일차가 받지 못한 이자는 1억6000만원 수준이다.
 
문제는 자안그룹이 부도처리 되면서 비상장사인 자안그룹의 주식이나 CB의 가치를 매기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사실상 자안코스메틱의 지분 21.39% 외에는 당장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인데, 유진엠피제일차가 보유한 자안코스메틱의 지분가치는 이날 종가(5390원) 기준 92억원에 불과하다. 만약 유진엠피제일차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현 주가에 매도할 경우 108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진엠피제일차가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진엠피일차가 보유 중인 지분은 보호예수 설정도 없어 언제든 매도가 가능한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안바이오 회사채 담보 취득에 따른 향후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경영참여 등과 관련해 계획 중인 것은 없고, 정상적인 엑시트(출구)전략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진엠피제일차가 보유한 자안코스메틱의 지분은 총 발행주식대비 21.39%로 물량이 시장에 풀리게 될 경우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에 따른 충격이 올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안코스메틱스는 자안바이오의 부도로 올해 투자 및 운영자금 목적으로 활용하려던 CB도 모두 상환해 향후 경영환경에 부정적일 수 있다”며 “유진투자증권이 지분을 장내에 풀진 않겠지만 시장에 풀릴 경우 오버행 이슈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자안코스메틱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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