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가 18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국내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주 노선을 포함해 전 노선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날 기준 4568.16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65.51포인트 올랐으며 2009년 SCFI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 기록을 썼다. SCFI는 컨테이너선 운송항로 15개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상해항운교역소에서 매주 금요일 발표한다.
노선별로 보면 미주 동쪽은 전주보다 1FEU(12m 길이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당 83달러 오른 1만1731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주 서쪽 노선은 1FEU당 56달러 오른 6322달러로 집계됐다. 두 노선 모두 전년 같은 날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유럽 노선 운임은 1TEU(6m 길이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당 전주보다 48달러 오른 7491달러로 나타났다. 이번주 운임은 전년과 비교하면 무려 7배 비싸다. 지중해 노선 또한 1TEU당 76달러 오른 7365달러를 기록했다.
이번주 운임이 가장 많이 오른 노선은 남미와 중동 노선이다. 남미 노선은 1TEU당 전주 대비 136달러 오른 1만148달러로 집계됐다. 중동 노선은 전주보다 111달러 오른 3941달러를 기록했다.
호주·뉴질랜드 노선 또한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이번주 운임은 4198달러다.
지난달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가 컨테이너로 가득 차 있다. 사진/뉴시스
컨테이너선 운임이 오르는 건 코로나19로 세계 항만 적체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에 초대형 허리케인이 연이어 상륙하면서 항만 혼잡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미국 서부 대표 항구인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LB)항의 대기 선박 수는 모두 47척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롱비치항의 집행 임원인 마리오 코르데로는 "주요 컨테이너 항구의 혼잡이 당분간 크게 완화하지 않을 것 같다"며 "많은 이들이 현 상황이 내년 여름까지 계속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항만 혼잡이 혼잡해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국내 해상 수출 물량 중 상당수가 미국으로 가기 때문이다.
항만 한곳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 뒤이어 오는 선박들의 스케줄까지 줄줄이 꼬인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선은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에 지난 3월 수에즈 운하 선박 좌초, 5월 중국 옌톈항 일부 폐쇄까지 이어지면서 선박 일정이 줄줄이 밀린 바 있다. 선사들이 정해진 입출항 스케줄을 얼마나 지키는지를 보는 '정시성 지표'는 지난달 35.6%를 기록했으며, 7월보다 3.9%포인트 하락했다.
해상 물류 대란이 이어지자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
HMM(011200)은 정부와 함께 임시 선박을 지속해서 투입하고 있다. 지난 7일 미주로 가는 임시 선박 1척을 투입한 데 이어 다음날에도 호주와 시드니 노선에 다목적선을 투입했다. HMM은 이달에만 모두 9척의 임시 선박을 배정했으며, 이는 월 기준 가장 많은 투입이다.
다만 정부의 노력에도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성수기 진입, 글로벌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올해까지 고운임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