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버려지던 굴 껍데기와 반도체 폐기물을 제철 공정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은 물론 친환경 경영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하면서 현대제철은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승인은 여수 지역 패각 가공사인 여수바이오가 받았는데, 현대제철은 이 업체와 함께 패각을 제철 공정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연구해왔다.
패각은 철강 생산 과정 중에서도 '소결 공정'에서 사용된다. 소결 공정은 철광석을 고로(용광로)에 투입하기 전 단계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위해 '소결광'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소결광은 고로에 투입하기 좋은 크기인 5~50㎜로 철광석을 뭉친 것을 말한다. 소결광을 만들기 위해선 석회석이 필요한데, 이번 승인으로 석회석과 성분이 비슷한 패각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2014년부터 패각을 석회석 대체재로 사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왔다. 2019년 여수바이오와 석회석 대체용 패각 생산을 위해 협업했고 지난해 9월 모사 실험을 통해 품질과 환경에 대한 영향 평가도 마쳤다.
삼성전자 직원(왼쪽)이 폐수에서 추출한 무기슬러지를, 제철세라믹 직원(오른쪽)이 폐수슬러지를 재활용해 만든 형석대체품을 들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최근에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황·인)을 더욱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고 있다.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
연구팀은 지난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톤의 형석 대체품을 사용해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다. 이어 8월 국립환경과학원 최종 평가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았다.
현대제철에서는 연간 약 2만톤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이르면 오는 10월 말부터 약 1만여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점차 사용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최주태 현대제철 연구개발·품질본부장 전무는 "이번 재활용 기술을 통한 자원 확보는 친환경 미래 제철소의 중요한 전략적 요소이자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환경에너지기술로 자원과 에너지의 순환구조를 구축해 유한자원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