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3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이들은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할 경우 모든 범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페어몬트호텔에서 협의를 마친 뒤 공동 회견을 열어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노 본부장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우리 측 구상을 미 측에 상세히 설명했고, 미 측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노 본부장이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위한 한국 정부의 구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며 "긴밀한 소통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될 경우 모든 범위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북한 비핵화 뿐만 아니라 대북 제재 완화 문제도 의제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한 것에 대해 "바이든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하기 위한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과 모든 양자, 지역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관여에 열려있다"며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결의안 위반이며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노 본부장도 "대화 재개시 북측 관심사를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양국 공동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언급도 내놨다. 김 대표는 "미국은 북한과 인도적 지원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됐다"며 "미국은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에게 접근하고 모니터링하는 국제사회의 질서에 따라 인도주의 지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노 본부장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책을 위한 대화, 외교가 필요하다는 의견의 일치를 봤다"며 "이를 위해 한미는 한미 공동의 대북 인도적 협력, 의미 있는 신뢰구축 조치 등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다양한 대북관여 구상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 본부장과 김 대표는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함께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 간 유선협의를 진행했다. 노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3자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페어몬트 호텔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협의를 논의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