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향후 전기차 시장이 실용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주류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가격저감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가격경쟁의 서막을 여는 유럽의 경형 전기차'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주요 브랜드에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출시된 경형 전기차는 혁신 제품으로의 특성보다 수용가능한 수준의 주행거리와 가격경쟁력(보조금 포함)을 기반으로 성공적으로 판매량을 확대중이다.
이 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책임연구원은 "향후 주요 완성차 기업에서 경?소형차를 중심으로 보급형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주류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가격저감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2023년
현대차(005380) 캐스퍼, 테슬라 모델2, 2024년 르노5, 2025년 폭스바겐 ID.라이프 등 가격경쟁력을 갖춘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생산 라인 사진/현대차
실제로 경형 전기차 판매고는 빠르게 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만대에 불과했던 경형 전기차 시장은 올해 들어 4만대 규모에 육박한다. 차종별로 보면 2019년 출시된 '폭스바겐(VW) e-up' 신형 차량은 물론 2020년 출시된 '피아트 500 일렉트릭'과 '르노 트윙고 일렉트릭(Twingo Electric)' 등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체 전기차 판매량(승용) 중 경형 비중도 확대추세다.
업체별 점유율은 지난 2분기 기준 폭스바겐그룹 36.7%, 스텔란티스(피아트) 28.8%, 다임러 17.7%, 르노 16.7% 등으로 조사됐다. 국가별로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3개국이 경형 전기차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경형 전기차 시장이 초소형 모델이거나 주행거리가 짧아 활용도가 제한적이었다면 최근 출시된 모델은 전통적인 경차 크기며 주행거리도 향상된 모습으로 변화했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에서도 친환경?혁신 이미지보다 실용성 위주의 소비가 확대되며 가격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호 책임연구원은 "유럽의 경형 전기차 시장은 실용적 소비가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확인해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며 "각국의 보조금 축소 계획을 고려할 때 충분한 수준의 가격저감을 이뤄내야 초기시장과 주류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수요하락 및 정체 현상인 캐즘(Chasm)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