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후보가 안방인 경기도 지역경선에서 59.29%를 획득, 압승한 데 이어 10회차 경선 누적득표율에서도 55.29%를 확보하면서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 확정을 눈앞에 뒀다.
이재명 후보의 다음 과제는 본선 승리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놓고 이낙연 후보와 벌어진 '강 대 강' 갈등을 뒤로 하고 '원팀'을 강조하면서 '이낙연 끌어안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경기 지역경선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후보와의 갈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나라의 진정한 개혁을 바라는 민주당의 당원들"이라며 "개인의 정치적 입장보다는 민주당이라는 정치집단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이낙연 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자신의 연관성을 부각하면서 전면적 공세에 나섰지만, '그건 개인의 정치적 차이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는 뉘앙스다. 아울러 '개인'이 아닌 '민주당'을 강조함으로써, 향후 대장동을 비롯한 야권 공세에 하나된 모습으로 대처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경기 지역경선에서 1위를 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캠프 제공
이재명 후보는 "우리는 경선을 통해 개인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집단 경기를 하는 팀원"이라면서 "지금은 포지션을 정하는 과정이고, 포지션이 정해지면 각자 정해진 포지션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선수"라고 거듭 원팀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경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원팀 민주당 정신을 지키고, 정권재창출, 본선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일부 쟁점에 관해 이낙연 후보와 갈등을 빚었지만 민주당의 본선 승리를 위해 결국 경쟁주자들도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는 의미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후보 확정을 하루 앞두고 원팀을 재차 외친 것은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민주당 지지층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누적득표율 과반 1위' 결과에서 드러나듯 당심과 민심에서 고루 지지를 얻고 있다. 다만 당 안팎에선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반이재명' 성향을 약 30프로 정도로 추산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원팀 캠프'를 구성하지 않으면, '반문'을 기치로 보수 결집을 노리는 국민의힘 후보를 이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반면 갈등의 골이 깊은 탓인지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 기대와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낙연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경선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민주당이 앞으로 헤쳐 가야 할 과제에 대해 말하는 자리"라면서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을 어떻게 지켜가야 할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호소를 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경선이 끝나고 민주당에 혼란과 위기가 시작되면 우리는 민주당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 7일 이낙연 측 좌장인 설훈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배임', '구속' 등의 용어를 써가며 이재명 후보를 압박한 바 있다.
추미애 후보는 "끝까지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고 성원해주신 시민 여러분과 지지자 여러분, 표를 주신 선거인단께 감사드린다"면서 "개혁이라는 단어 자체가 실종된 상태에서 지지자들이 함께 해주셨고, 그 속에 강력한 표심이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용진 후보는 "내일 (10일)이 민주당 경선의 결승이 되겠지만, 저에게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 개혁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뜻이고,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 지역경선에서 이재명·이낙연·박용진·추미애 후보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원=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