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쌍용차(003620)의 새 주인 후보가 이번주에 결정될 전망이다. 이르면 20일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엘비앤티 컨소시엄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지난 15일 오후 보완된 입찰 서류를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제출했다. 한영회계법인은 서류 검토 후 이를 서울회생법원에 보고하게 된다. 법원은 인수 후보들의 자금 조달 능력을 검토한 뒤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한다.
법원은 지난달 우선협상자선정을 열흘 앞두고 이엘비앤티와 에디슨모터스에 입찰 서류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법원이 두 후보에게 보완을 요구한 서류는 입찰 업체들의 잔고 내역, 대출확약서, 투자확약서(LOC) 등 자금 증빙과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계획이다.
법원의 이같은 방침은 양사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심도 깊은 검증이 필요해서다. 실제로 이들의 연간 실적은 쌍용차에 한참 못미치는 실정이다. 이엘비앤티는 지난해 기준 자본금 30억원, 매출액 1억원을 기록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8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거뒀다. 양사의 매출액을 더해도 1000억원이 채 안된다는 얘기다.
반면 이들이 인수하려는 쌍용차는 매출액만 약 3조원에 달한다. 인수 기업이 갚아야하는 돈도 있다. 쌍용차의 공익채권은 약 3900억원 규모다. 공익채권을 비롯해 부채 상환 등 인수 초기에만 최소 1조원이 넘는 금액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추후 경영 정상화까지 고려하면 쌍용차 경영 정상화에는 향후 5년간 3~4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이엘비앤티와 에디슨모터스는 구체적 자금 증빙 부분을 집중 보완해 법원에 제출했다.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5000억원 초반의 인수가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엘비앤티 관계자는 "인수 자금 출처를 자세히 밝히라는 요구에 따라 유럽에서 인수 자금을 들여오는 과정을 보충해 제출했다"며 "우선협상 대상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엘비앤티는 파빌리온 프라이빗에쿼티(PE)를 비롯해 기존 쌍용차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AAH의 후신인 '카디널 원 모터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이엘비앤티는 추후 카디널 원 모터스의 135개 판매 채널을 통한 북미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사진/쌍용차
에디슨모터스는 이번 서류 보완 기간에 기존 제출했던 2000억원대의 인수가액을 상향 조정했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인수가격을 상향 조정한 것은 맞다"며 "회계법인측에서 우려했던 인수 자금에 대한 자금 증빙에 대해 LOC 등 확정 증빙을 전부 제출했고 우선협상자 선정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 키스톤PE를 비롯해 쎄미시스코·TG투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에디슨모터스·쎄미시스코·TG투자가 쌍용차 인수와 운영을 맡고 키스톤PE와 KCGI는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에디슨모터스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내년 10종, 2025년 20종, 2030년 30종의 새 전기차를 만들어 판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쌍용차 인수 후보들의 자금 조달 능력을 확실히 검증한 후 인수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이들의 자금 계획을 신뢰하지 못해 재입찰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례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성동조선해양(현 HSG성동조선)의 경우 법원이 자금 증빙 미비 등의 이유로 세번이나 유찰을 시킨 끝에 2019년 12월 결국 HSG중공업에 매각된 바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