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제기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내 입국과 함께 체포한 남욱 변호사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이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오전5시14분쯤 남 변호사를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에 대한 조사를 위해 계속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19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개발 사업에 대한 특혜를 대가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주기로 약속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남 변호사는 김씨, 유 전 본부장,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과 함께 이번 의혹의 핵심 4인방으로 꼽히는 인물이었지만, 이번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중순 출국해 미국에 머물러 왔다. 

 

앞서 남 변호사는 지난 2009년 대장동 일대 부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사업 추진을 포기하도록 정치권에 로비하는 명목으로 부동산 개발업자 이모씨로부터 8억3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5년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후 남 변호사와 검찰이 상고하지 않아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 성남의뜰에 약 8000만원을 투자해 1000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3일 유 전 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100억원대의 손해를 끼치도록 하고,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을,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 사업자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 정재창씨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 나오는 뇌물을 받은 적이 없고, 컨소시움 선정 시 조작이나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의 배임 행위도 없었기에 검찰의 소명이 부족함과 도주, 증거 인멸 우려도 구속 이후 수사 협조로 사실상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재판장 장윤선·김예영·장성학)는 이날 오후 2시10분 유 전 본부장의 구속적부심 사건 심문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의 배임을 공모한 혐의로 지난 12일 김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영장을 기각해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남 변호사가 검찰이 정 회계사로부터 제출받은 녹취파일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조사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녹취파일에는 정 회계사가 김씨, 유 전 본부장 등과 나눈 대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전날 성남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해 정보통신과에서 전자문서 등도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성남시 도시주택국, 교육문화체육국, 문화도시사업단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대장동 개발 사업 인허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1차 영장 집행 당시 확보하지 못한 직원들의 전자메일 등이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