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고 홍정욱군 추모…성난 2030 민심 끌어안기

과거 민주당 집토끼 2030, 잇단 '내로남불'에 등돌려…대선 좌우 요인으로 부상
송영길, 홍군 사고현장 찾아 "노동력 착취 행정 안 돼"

입력 : 2021-10-19 오후 6:50:09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30세대 표심 회복에 나섰다. 과거 민주당의 집토끼이자, 든든한 지지 기반이었던 2030 세대가 집권여당의 잇단 실책에 등을 돌리면서 내년 대선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2030 세대의 민주당 이탈은 '조국 사태'에 기인한다. 범죄 유무죄를 떠나, 올곧은 강남 좌파 지식인의 표상처럼 느껴졌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내로남불 행태가 이들의 분노를 자아냈다는 평가다. 특히 자녀 입시 의혹이 불거지면서 취업난 속에서 기회, 과정, 결과 모든 것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배신감이 이들을 지배했다. 여기에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성추문과 부동산 이슈가 내로남불과 뒤섞이며 청년층 표심이 대거 이탈시켰고, 그 결과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민주당을 이탈한 2030 표심은 국민의힘으로 향했다. 이들은 지난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돌풍'을 일으켰고, 이 대표 선출 이후 국민의힘에는 청년들의 '입당 러시'가 이어졌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5월31일부터 9월27일까지 신규로 입당한 당원 26만5952명 중 책임당원은 23만1247명이다. 이 중 2030 세대는 7만1055명에 달한다.
 
특히 최근에는 홍준표 예비후보가 청년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정 이슈와 관련해 과감하고 선명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던 젊은층이 보수 야권으로 이동하면서 '청년=진보'라는 공식도 깨졌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을 기반으로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불안감도 있다. 최근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장제원 의원 아들의 불구속 특혜 등 '부모 찬스' 논란이 일면서 국민의힘 역시 2030 세대의 여론을 완벽히는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대선에서 2030 세대를 다시 우군으로 확보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절박감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19일 본격적으로 2030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를 찾아 현장 실습 도중 숨진 고등학교 3학년 고 홍정운군을 추모했다. 송 대표는 "현장 실습을 핑계로 개별 민간 사업주들의 일감을 덜어주고, 노동력 착취로 어린아이를 내모는 행정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과 만난 자리에선 "형사처벌과 별개로 제2의 홍정운군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분야를 체계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홍군은 지난 6일 요트업체 현장 실습 도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 등을 제거하는 잠수 작업을 하다 숨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2인1조 원칙도, 안전관리자도 없었다. 또 홍군의 실습 표준협약서에는 잠수 작업이 명시되지 않았다. 현행 산업안전법상 잠수 작업은 유해·위험작업으로 분류돼 관련 자격이 없는 사람은 투입될 수 없다. 홍군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청년들은 분노했다. 국회의원 아들이 어지럼증으로 산업재해위로금 50억원을 받을 때 또 다른 누군가의 아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새로 탄생할 정부에 불공정, 불평등 해소를 요구했다. 
 
한편 송 대표가 산업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의 가족을 찾은 것은 두 번째다. 지난 5월에는 경기 평택항에서 숨진 이선호씨 유가족을 만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점검과 산업안전보건청(산안청) 설치 추진 등을 약속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전남 여수시 웅천동 요트정박장에서 잠수 작업 중 숨진 특성화고 실습생 고 홍정운 군 사진 현수막 앞에 조화를 놓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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