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가시밭길 업황에도 광고선전비 늘렸다

코로나 이전보다 광고비 72.7% 증가…실적 상승 영향도

입력 : 2021-10-20 오후 3:18:57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 악화에 직면했지만 광고선전비 지출 규모는 되레 늘렸다.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된 데다, 상반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홍보비 지출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광고선전비는 10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36.0%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재작년과 비교하면 무려 72.7% 상승했다.
 
업체별로는 7개 카드사 중 6곳이 늘었다. 현대카드가 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0%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7% 상승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161, 138억원으로 집계됐다신한카드는 34.0%, 롯데카드는 121.8% 확대됐다. 하나카드는 41억원으로 24.0% 올랐다. 우리카드도 18억원으로 56.1% 신장했다. 국민카드는 유일하게 42.6% 감소한 3억원으로 확인됐다.
 
다만 실제 카드사별 광고비 계상 항목이 상이할 수 있어 실제 광고선전비 지출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다수의 카드사들이 코로나 국면임에도 광고선전비 지출을 확대한 것은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와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며 간편결제 사용이 늘자 이에 대응해 홍보 지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온라인 광고 집행이 늘면서 광고선전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드사들은 최근 유명 모델을 대거 기용해 마케팅을 펼치는 추세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8월부터 대표 시리즈 상품인 '로카'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유명 배우들을 활용한 광고를 선보였다. 배우 조정석, 김응수, 김동희, 이주영, 진경을 한 번에 캐스팅해 영화 같은 광고로 홍보했다.
 
국민카드는 지난 4월 간편결제 앱 'KB페이'를 선보이며 파격적으로 10명의 모델을 기용했다. 박서준, 윤여정, 이승기, 김연아, 차승원, 유해진, 오정세, 김창완, 문소리, 김혜윤 등을 캐스팅해 TV 및 온라인 광고를 송출했다.
 
신한카드 역시 최근 신규 결제 플랫폼 '신한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세계적인 팝스타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선정했다. 이외에도 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와 제휴를 맺고 방탄소년단, 세븐틴 등 아티스트를 내세운 카드 상품을 선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실적이 개선된 점도 광고비 지출 확대를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7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5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37.1% 늘었다.   
   
일각에선 이런 카드사들의 광고선전비 확대가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들이 늘어난 광고비를 감당하기 위해 카드 혜택을 축소하거나 인기 카드 발급을 중단하는 등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스타 마케팅으로 광고비를 과다하게 지출하면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수 있어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이미지만 강조하는 것보다 알기 쉽게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홍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광고선전비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카드 및 신한카드 광고 이미지. 사진/각사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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