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유동인구가 많고 출입관리가 힘들어 방역 사각지대로 꼽히는 전통시장에 안심콜 출입명부를 도입해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한다.
서울시는 전통시장 내 코로나19 발생을 예방하고 감염자가 발생한 경우라도 신속하게 대응해 지역사회 전파를 최소화하고자 오는 12월까지 강도 높은 특별방역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에서만 송파구 가락시장과 중구 신중부시장 등 7개 전통시장에서 67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통시장은 유동인구가 많고 상인·방문객·종사자들이 상시로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어 정확한 출입정보확인이 어렵고 상인간 식사나 휴게실 공동이용 등 밀접한 교류로 인해 코로나19 발생 시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한 전통시장 특성상 종사자들이 배달이나 물건구매를 위해 인근시장을 방문하는 경우도 잦아 지역사회 전파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서울시는 전통시장 중 점포가 100개 이상인 중대형시장 108곳에 전화 한통으로 출입자 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안심콜 출입명부 시스템’을 일괄 도입한다. 유동인구가 많거나 육가공제조 등 공동작업장 설치 전통시장, 외국인 종사자 많은 전통시장 등이다.
안심콜은 상인과 소비자들이 전통시장 출입시 시장별 고유 번호(080국번)으로 전화를 걸면 출입 시간과 전화번호 정보가 별도 전산 서버에 저장되고, 4주 후에는 정보가 자동 삭제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전통시장의 경우 수기명부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확진자 발생시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심콜을 도입하는 108개 시장의 1일 평균 방문객이 65만5000여명에 달한다. 수기명부 작성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도용을 방지하고 QR코드 사용이 어려운 고령자도 쉽게 이용 가능하다. 기존에 역학 추적이 어려웠던 노점상, 이동상인, 단기종사자, 외국인·배달노동자 등에 대한 신속한 조사가 가능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점포를 오래 비울 수 없는 전통시장 상인과 종사자를 위한 ‘찾아가는 선별검사소’도 이달 중 운영을 시작한다. 시장 특성에 따라 운영시간도 달리해 이용률도 높일 계획이다. 과거 집단감염이 발생했거나, 방문객이 많은 도심권 시장, 전국에서 도매상인들이 모이는 시장, 공동작업시설 운영 시장 등 40곳에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효과를 분석해 늘려갈 계획이다.
운영시간도 시장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응해 장사를 이유로 멀리 있는 선별검사소 방문이 어려웠던 상인들도 검사가 용이해졌다. 일반적인 전통시장에서는 손님방문이 많지 않은 출근길에 선별검사소를 운영하고, 심야 영업시장에서는 심야영업이 끝난 후 퇴근길에 선별 검사소를 운영하는 방안이다.
현재 서울시는 시내 전통시장 300여 곳을 대상으로 방역지원 및 자체 방역물품 지원을 비롯해 상시적인 방역실태점검을 실시해 안전한 전통시장 조성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전통시장 내 확진자 발생시에는 1시간 이내 전문소독업체가 시장을 방문, 긴급 소독을 실시해 지역전파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전통시장은 감염확산이 쉬운 구조며 유동인구가 많아 코로나19 발생 시 전파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을 수 있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 상인을 살리고 방문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예방과 확산방지를 동시에 이루겠다”고 말했다.
9월30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시장 상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