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경선 후유증 봉합을 위해 결선투표를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이 후보와 만찬 회동을 했던 홍영표 의원은 결선투표 외에도 기본소득, 대선 전망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설훈, 박광온, 최인호, 김종민, 신동근 등 경선에서 이낙연 캠프에 몸담았던 핵심 의원들이 함께 했다.
홍 의원은 3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주 격의 없이, 상당히 진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대선 전망도 공유했고, 아무래도 솔직히 올해 대선 전망이 그렇게 썩 밝은 건 아니지 않냐"며 "그런 것도 얘기하고 또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서로 거북스러운 일들, 그것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그런 걸 받아들이는 분"이라며 "그래서 그날 사과할 건 사과하고 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기본소득, 이게 당내에서도 이견이 있고 그렇지 않느냐"며 "기본소득이나 이낙연 후보가 주장했던 신복지, 이것들은 결국 경제적 불평등 또 양극화 해소가 우리 정치인들에게 가장 큰 과제이고 우리 한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된다. 그래서 기본소득이나 신복지 개념들이 나왔는데 그것의 출발은 같다. 다만 해법을 어떻게 할 거냐에 따라 서로 다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의 신복지 정책을 거의 다 수용할 수 있다. 다른 게 별로 없다'고 해서 선대위에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현실화는 작업을 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특히 '결선 투표 얘기도 했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런 얘기도 했다"며 "최종적으로는 안 됐지만 이 후보도 수용하려고 검토를 했었다. 본인은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결과 대선 승리를 위해 결선투표를 수용하는 것이 좋지 않았느냐, 이렇게 얘기하니까 인정을 하고 그랬다. 본인은 그렇게 받으려고 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는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선출된 직후 무효표 이의제기를 통해 결선투표를 주장한 바 있다.
홍 위원장은 이어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바라본 뒤 "저희들한테는 조금 더 나은 상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이 분이 지금 정치권에 들어와서 하는 여러 발언이나 이렇게 하는 것들을 종합해 보면 저런 분이 어떻게 대통령을 한다고 하는지 사실 거의 입만 열면 그냥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지 않나"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최종적으로는 검찰총장이라는 직위를 사유화하고 정치화했다. 공직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확 바꿔놨다"고 지적하며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국정원도 이렇게 사찰하거나 이런 게 없어졌는데, 사실 정치검찰로서의 상징적인 분이 지금 대통령이 된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국가적으로 저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또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측근의 비리 의혹도 언급했다. 그는 "부인 김건희씨 그리고 장모 또 측근들의 비리, 이것은 파도 파도 계속 나오는, 아주 무궁무진인 것 같다"며 "지금 공수처나 검찰의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본선 중에 가족이 구속되거나 법적인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한편 홍 의원은 설 의원과 함께 통합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후보의 당선을 돕는다. 두 사람은 이낙연 캠프 내에서도 가장 강경했던 인물들로, 이재명 후보를 향한 공세를 주도한 바 있다.
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4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공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