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한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쾌속질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간 내수 판매량은 전세계 7위로 한 단계 상승했으며 국내업체들이 글로벌 100대 자동차부품기업에 대거 진입하는 등 전기차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14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3분기까지 7만1000대의 전기차(BEV)를 판매해 전세계에서 연간 내수 판매량 7위에 올랐다. 한국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8위를 기록한 바 있어 한 단계 상승한 셈이다.
특히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의 비율은 5.5%에 달하며 이는 유럽을 제외한 국가 중 중국(9.4%) 다음으로 높고 미국(2.3%)의 2배를 넘는 수치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상승세도 돋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신모델 출시에 힘입어 글로벌 완성차기업 중 전기차 판매 5위에 올랐다.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7% 상승한 15만9558대를 판매했다. 이는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제네시스 등 각각의 브랜드가 기존 모델인 '코나'·'니로', 지난해 '포터2 EV'·'봉고 EV'에 이어 올해에도 '아이오닉5'·'EV6'·'G80e'·'GV60' 등 다양한 신형 모델을 선보이며 전기차 판매량 증대에 노력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기아의 EV6 생산라인 사진/기아
한국 배터리기업 3사 역시 공격적인 투자와 거래선 확대로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 중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096770),
삼성SDI(006400)의 판매용량은 올해 3분기 누적 각각 4만2152MWh, 7887MWh, 2926MWh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9%, 123%, 23% 성장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문제 관련 GM과의 리콜 합의 이후 공급 재개 및 공격적인 신규 투자로 상황 극복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도 현대차와의 파트너십으로 글로벌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포드와 함께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신설해 사업 확대를 추진중이다. 삼성SDI도 판매량 성장률은 높지 않은 상황이나 아우디, BMW, 볼보, 롤스로이스 등 유럽 프리미엄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부품기업 역시 글로벌 100대 자동차부품기업에 속속 진입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미래차 전장 부품 사업을 하는 #SL,
서연이화(200880), #유라가 신규 진입에 성공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국내기업의 전기차 시장 입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안정화, 배터리 신뢰성 확보, 내연기관 부품기업의 신속한 사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양재완 한자연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적기 수급이 자동차 판매량 증대로 직결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와 반도체 기술 내재화 성과가 시장에서 승패를 가를 전망"이라며 "또 내연기관 부품 생태계에 포함된 많은 중소·중견 부품기업이 전기차 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대·전환해야 한국 자동차의 높은 가격·품질 경쟁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