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서울 광화문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 불법으로 기부금을 모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측이 “기부금 아닌 헌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훈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목사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전 목사 측 변호인은 “기부금이 아닌 헌금을 받은 것이므로 기부금품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돈을 그냥 받은 게 아니라 찬송, 기도, 설교 등 예배를 거쳐 헌금을 모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피고인은 대국본(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의 대표가 아니다”라며 “대국본은 사랑제일교회와 같은 건물, 같은 정관을 갖춘 종교단체로 기부금품법 적용 대상이 아니고, 종교단체가 아니라 하더라도 후원 회원을 통해 모은 금품이므로 기부금품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은 (돈을 낸) 1만4000명이 회원인지 아닌지 여부를 구별해야 했다”며 “피고인 기소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전 목사는 2019년 7월~12월 서울 광화문 광장 등에서 보수단체 회원과 신도 등이 참여하는 예배 형태 집회를 열어 기부금 등록 없이 1만4000여명으로부터 헌금 15억원 상당을 모금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0월 개신교 단체 평화나무는 전 목사를 기부금품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기부금품법상 1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모금하려면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행정안전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교회·사찰 등 종교단체는 기부금품법 제한을 받지 않는 대신 모은 돈을 종교 활동에만 사용해야 한다.
검찰은 전 목사를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모금한 돈이 정치 자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지난해 2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 '범국민투쟁본부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 참석,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