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플랫폼 반격)③오픈페이 출시 초강수…협업은 '미지수'

신한·국민, 페이동맹 합의…중소형사는 미온적

입력 : 2021-11-19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간편결제사와의 경쟁에서 밀린 카드사들이 끝내 '오픈페이'라는 강수를 꺼냈다. 기존 관행을 깨고 카드사 간 결제 수단을 서로 연동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다만 중소형 카드사가 고객 이탈을 우려해 페이 개방을 꺼릴 경우 동맹 효과가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여신금융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내년 1분기에 오픈페이 서비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픈페이는 카드사 결제 시스템을 상호 연계하는 방식의 개념이다. 현재는 각 카드사 앱에 자사 카드만 등록해 결제할 수 있지만 오픈페이가 도입되면 타사 카드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예컨대 신한카드 결제 앱 '신한플레이'에 국민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다. 카드사들도 삼성페이와 같은 범용성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달 말까지 오픈페이 출시를 위한 연동 규격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단일화된 규격이 만들어지면 카드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개별 앱에 오픈페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참여사는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비씨)와 농협카드 등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이달까지 오픈페이를 구축할 수 있는 일종의 기준이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규격이 통일되더라도 실제 카드사들이 어떤 업체와 결제 수단을 연동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8개 전업 카드사 중 공식적으로 페이 개방을 합의한 곳은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등 대형사 2곳 뿐이다. 두 업체는 내년 초 서로의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나머지 카드사들은 페이 개방에 관해 뚜렷한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오픈페이 도입에 일차적으로 합의했지만 실제 카드사와 협의를 맺기 위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중소 카드사들이 자사 결제 앱을 개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제 시스템을 오픈할 경우 대형사 플랫폼으로의 접근이 쉬워져 기존 고객이 이탈할 수 있어서다. 대형사 쏠림 현상으로 플랫폼 기반의 수익 사업이 침체될 수 있는 점도 우려하는 요소다.
 
이 밖에 빅테크사가 페이 동맹에 참여하는 업체와 협업을 축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압박할 수 있는 점도 개방을 어렵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페이 개방 범위가 좁아질 경우 당초 기대했던 고객 모집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페이를 자사 앱에 적용할지, 어떤 업체와 연동할지는 개별 업체에 달려 있다"며 "회사마다 생각과 전략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가 상호 결제 수단 등록을 연동하는 오픈페이 서비스 출시에 합의한 반면 중소형 카드사는 뚜렷한 협업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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