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홍관 암센터 원장 "항암시장 국산 신약 8%에 불과…투자 절실"

개원 20주년 맞은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 인터뷰
항암시장 70% 외산, "투자 없인 국산 신약 요원할 것"
신약 투자 절실…"국가 의료비 부담 가중될 것"
'희귀난치암 극복 프로젝트' 추진…"연구자원 플랫폼 구축"

입력 : 2021-11-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국내 항암제 시장은 3조원 규모로 전체 의약품 시장의 15%를 차지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70% 이상의 항암제는 외국 수입약제들이다. 다국적사의 수입 혁신 의약품들의 독점적인 처방패턴은 국산 신약으로 대체되기 전까지 환자의 개인부담 뿐 아니라 국가 의료비 부담 가중 문제로 직결된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22일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항암시장의 현주소에 대해 이 같이 일침했다.
 
국내 '암 5년 생존율(진단 후 5년 이상 생존 확률)'은 지난 1993년~1995년 42.9%로 절반 이상을 넘기지 못하던 때가 있다. 하지만 국립암센터 설립 후 국가암관리사업을 통해 2014~2018년 70.3%로 비약적인 증가세를 거머줬다. 5대 암 검진 수검률도 2004년 38.8%에서 2020년 63.6%까지 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암 환자 5년 생존율'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자주 발생하는 암종은 선진국 대비 더 높은 수준의 치료성적을 보이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 위암의 5년 생존율은 68.9%로 미국 33.1%, 영국 20.7%와 비교해 2~3배 이상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치료성적은 선진국의 암치료기술 덕이다. 즉, 국산 신약 개발을 통한 성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서홍관 원장은 "국내 항삼 전체 시장의 약 70% 이상을 다국적 기업들이 만든 고가의 수입 오리지널 항암제들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산 신약은 시장 전체의 약 8% 정도만을 대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22일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항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글로벌 임상개발 기간만 9년 정도 소요되고 5000~1조까지의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정부의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서홍관 원장 모습. 사진/국립암센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국산 항암신약 표적치료제는 '렉라자정', '올리타정', '슈펙트' 외엔 사실상 전무하다.
 
서 원장은 "항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글로벌 임상개발 기간만 9년 정도 소요되고 5000~1조까지의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국내기업들도 매출액 대비 R&D(연구 개발) 투자 비율로는 외국 제약사들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지만, 신약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암센터는 항암신약신치료개발사업단(구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단은 국내·외 기관과 연계해 초기임상을 돋는 국가사업으로 지난 2011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12건의 항암신약 후보 물질을 공동 개발해 해외기술이전 3건으로 총 1조원 이상의 기술료 수익을 달성했다.
 
다만, 비용 문제로 신약개발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사업단은 성과확산사업으로 임상 개발 과제 3건, 기술이전 지원 6건 과제를 포함한 유망 항암신약을 후속 개발 중에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올해 보건복지부 연구비 중 암 연구비는 13%다. 이 중 국림암센터 연구비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비하면 0.5%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미국은 바이든 정부 들어 65억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내년 의학 연구예산에 추가 반영하기로 했다. 암 연구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서의 혁신신약의 탄생은 영영 요원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암에 관한 연구에서는 빅데이터를 구축·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암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유전적 소인을 물려받은 경우도 있을 뿐더러, 담배·음주·특정 화학물질 등 발암물질에 노출로 인한 유전자 변이도 원인 중 하나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결합된 데이터는 개별 데이터만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운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며 "일례로 병원의 임상정보와 통계청 사망자료를 결합하면 그동안 추적조사가 어려웠던 암환자의 건강정보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연구자원에 대한 데이터 구축 시스템은 질병관리청의 바이오뱅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코빅 유전체정보 등 각 부처별로 분산돼 있다.
 
서 원장은 "암 기전 연구에서 예방·진단기술을 개발하고 치료 후 돌봄 제공까지 전주기적 관리를 통해 생존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국민을 암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 중앙기관으로서 암 정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립암센터는 '희귀난치암 극복 국민 희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3년부터 희귀난치암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통합 개방형 연구자원 플랫폼을 만들고 전국 단위의 공공 임상시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국립암센터는 연구소, 부속병원, 국가암관리사업본부, 국제암대학원대학교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협력하는 전 세계 유일한 국가 암 중앙기관이다. 2001년 개원 이래 지난 20년간 세계적 수준의 암 관리, 연구, 진료가 이뤄지는 선진 국가로 발돋움해 왔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22일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항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글로벌 임상개발 기간만 9년 정도 소요되고 5000~1조까지의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정부의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진 국립암센터 전경. 사진/국립암센터
 
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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