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보도자료로 '2연상' 간 램테크놀러지…회사측 "관련 자료 배포한 적 없다"

초고순도 불화수소 관련 보도자료…회사 사칭 외부 세력이 배포

입력 : 2021-11-23 오후 12:15:15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최근 2연상을 기록 중인 램테크놀러지(171010)의 주가 급등 재료가 된 '초고순도 불화수소 개발' 보도자료가 회사를 사칭한 외부 세력에 의해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해당 자료를 작성, 배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3일 램테크놀러지 관계자는 "지난 22일 언론사로 배포된 보도자료 ‘초순도 불화수소 기술 개발’과 관련해 회사는 해당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배포 주체와 경위는 현재 파악 중”이라며 “외부에서 회사를 사칭해 해당 내용을 배포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2일 다수의 언론사에 ‘램테크놀러지, 세계 최고 초순도 기체·액체 불화수소 동시 생산기술 개발!’이라는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이날 반도체의 날을 맞아 배포됐다는 이 자료에는 “램테크놀러지가 순도 99.9999999999(15N)의 초고순도 불화수소를 개발했다”며 “해당 기술력은 일본의 기술력보다 앞선 기술력”이라는 내용이 강조됐다.
 
전날 배포된 보도자료 내용은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 램테크놀러지가 ‘초고순도 불화수소’ 관련 특허를 취득한 것은 사실이다. 이미 지난 15일 램테크놀로지의 분기보고서를 통해 내용이 적시돼 있다.
 
하지만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됐던 초고순도 불화수소 생산기술과 관련해선 내용이 상이했다. 우선 당시 램테크놀러지가 획득한 특허는 ‘초고순도 불화수소 생산기술’에 대한 특허가 아닌 ‘불화수소 생산을 위한 정제방법 및 장치 개발’에 대한 특허였다. 즉, 불화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닌 불화수소를 정제해 반도체급 불산을 생산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일본의 기술력보다 앞선 순도 99.9999999999(15N)의 불화수소를 생산한다는 내용도 사실과 달랐다. 램테크놀러지는 “해당 장치를 통해 불화수소 정제, 반도체용 불산 제품의 단일 금속 불순물의 농도를 1ppt(10조분의 1일)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가 배표된 이후 램테크놀러지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19일 794억원이던 회사의 시가총액은 이틀간 상한가를 통해 1341억원으로 68.89% 급등했었다. 이날 오전 11시23분 현재 램테크놀러지는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전 거래일보다 29.92% 급등한 1만1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회사 측이 해당 보도자료가 외부 사칭을 통해 배포됐을 수 있다고 밝혔으나 금융당국은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이상 급등을 보이는 모든 종목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특정 종목에 대한 불공정 거래 여부나 모니터링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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