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롯데카드의 자회사 '로카모빌리티'가 부가가치통신(VAN)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로카모빌리티는 이달 19일 부가가치통신업 등록을 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9년 5월 관련 사업을 추진한 지 2년 반 만이다. 밴 사업은 카드사와 오프라인 가맹점 사이에서 중개 통신망을 구축해 단말기 설치, 전표 매입, 거래 승인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밴 업체는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한 대가로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지급 받는다.
당초 로카모빌리티가 밴 사업을 추진한 건 롯데카드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롯데카드는 다른 밴 업체 대신 자회사와 협업함으로써 밴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로카모빌리티는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교통카드 사업에 강점이 있던 만큼 시외버스, 택시, 교통카드 충전 가맹점 등을 중심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로카모빌리티가 돌연 밴 사업을 중단키로 한 건 장기적인 수익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온라인 결제가 늘어난 가운데 오프라인 결제는 위축되고 있다. 오프라인 결제가 줄어들면서 밴 수수료도 감소한다. 후발 업체로서 기존에 시장을 장악한 업체들 사이를 침투하기 어려운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카드 수수료 인하 또한 부담이다. 밴 업계에선 최근 카드 수수료 인하에 대한 파장이 밴 업체들에게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드 수수료가 인하되면 카드사들이 수익 악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밴 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인하될 여력이 크다. 대선을 앞두고 당국이 카드 수수료를 인하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로카모빌리티도 이를 무시하지 못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로카모빌리티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은 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영업손실은 1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억원가량 악화됐다.
다른 업체 상황도 마찬가지다. 앞서 현대카드의 자회사 '블루월넛'은 사업 전망이 어둡자 3년 4개월 만에 밴 사업 등록을 말소했다. 블루월넛 역시 밴 사업 중단에 대해 오프라인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고정비용 대비 수익이 하락하면서 온라인 결제 사업과 모빌리티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로카모빌리티는 향후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4월 사명을 이비카드에서 로카모빌리티로 변경한 이유도 그런 의도가 반영됐다. 로카모빌리티는 기존 교통카드 '캐시비' 사업 외에 IT 서비스를 결합한 대중교통 서비스, 빅데이터, 자율주행, 모빌리티 사업 등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로카모빌리티 관계자는 "자본과 인력의 한계로 신규 사업인 모빌리티 사업과 밴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밴 사업 등록을 말소했다"며 "앞으로 모빌리티 사업에 초점을 맞춰 신기술이 접목된 미래형 교통 서비스에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빌리티 사업의 성과로 내년 상반기에는 대중교통 비접촉 탑승결제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카드의 자회사 '로카모빌리티'가 부가가치통신(VAN)사업 등록을 말소하고 관련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은 롯데카드 본사 전경. 사진/롯데카드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