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예금금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자금 수요가 커진 지방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2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32%로 집계됐다. 올 초와 비교하면 0.43%포인트 올랐다. 지난 8월과 11월 각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상승하면서 저축은행 예금금리에도 인상분이 반영됐다.
업계에선 시중은행이 금리 인상을 선제적으로 단행하면서 저축은행도 격차를 벌리기 위해 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앞서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이달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예·적금 금리를 0.40%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인상하면 저축은행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 금리 인상은 지방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 26일 부산 소재 솔브레인저축은행은 1년 만기 비대면 정기예금 금리를 2.80%로 책정해 종전 대비 0.40%포인트 인상했다. 다만 그 다음날 27일 다시 금리를 0.15%포인트 소폭 인하했다.
강원 소재 CK저축은행은 29일 정기예금 금리를 이전보다 0.05%포인트 오른 2.70%로 인상했다. 경북에 위치한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은 26일 비대면 정기예금의 금리를 종전보다 0.23%포인트 상승한 2.67%로 설정했다. 광주 소재 대한저축은행은 지난 25일 인터넷뱅킹 정기예금 금리를 이전 대비 0.07%포인트 오른 2.67%로 결정했다.
반면 서울에 위치한 상위권 업체들은 구체적인 인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40%로 지난 15일 소폭 인상된 후 그대로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역시 정기예금 금리가 각각 2.45%, 2.30%로 기준금리 인상 이후 바뀌지 않았다.
이처럼 지방저축은행 위주로 예금금리가 오른 건 대출 총량규제 영향 탓이 크다.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저축은행에 올해 대출 증가율 목표치로 21.1%를 제시했다. 상반기에 대출 공급을 크게 확대한 주요 저축은행은 연말에 한도가 소진되면서 그 수요가 지방으로 옮겨 갔고, 지방 저축은행들이 해당 대출 수요를 이어받으면서 재원 마련을 위해 예금금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인상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기준금리가 1% 수준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시장의 판단에 따라 추가 인상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유동성 등을 감안해 추후 인상분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년에 1.75%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예금금리도 인상될 전망"이라며 "영업을 확대하려는 목적보다 건전성이나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의 인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방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예금금리가 인상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이 한 저축은행 간판.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