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메타버스(가상과현실융합) 1세대 싸이월드가 재오픈하면서 관련주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집중된다. 재오픈 일정이 다가오면서 관련주 주가는 최근 약세를 기록했다. 기대감에 오른 주가가 재료 소멸(오픈일 확정)에 따른 매도세 확대로 반락하는 모습이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을 믿고 대응해야 할 영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싸이월드 오픈 이후에는 관련 기업의 실제 실적 개선이 이어질 수 있을지 확인하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처.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싸이월드 테마 관련주로 분류되는 NHN벅스, 다날은 각각 9.03%, 6.08% 하락했다. 관련주의 최근 세달 사이 주가 상승세는 눈부시다. 싸이월드 재오픈 소식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알려지기 시작한 10월초부터 관련주의 주가 급등은 본격화됐다. 최근 세달여간(10월1~12월13일) NHN벅스는 298.25%, 다날은 202.82% 급등했다. 특히 같은 기간 NHN벅스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모든 회사 중에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회사 모두 13일 장중 고점을 경신한 이후 전날까지 나흘간 내리막을 탔다. 고점 대비 하락률은 NHN벅스 29.9%, 다날이 15.1%로 집계됐다.
NHN벅스(104200)는 싸이월드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미니홈피 백그라운드뮤직(BGM)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다날(064260)은 싸이월드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 '싸이페이(CYPAY)'를 구축하고 있다. 싸이월드의 고유 결제수단인 도토리와 더불어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에 최적화된 싸이페이를 도입한다는 목표다.
증시전문가들은 관련주의 주가 흐름을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 식의 접근이 가능한 매매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메타버스의 원조인 싸이월드의 재오픈이란 재료의 파급력이 기대감으로 번져 매기가 몰리고, 향후 해당 재료의 실체가 나타나기 전까지 관련주의 주가 급등이 이어질 수 있었단 설명이다. 특히 같은 기간 증시가 약세 국면이었던 점도 재료의 기대감이 있는 특정 테마에 대한 매수 수요를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는 진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드는 약세장 국면에서는 수급의 흐름이 특정 테마에 집중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면서 "싸이월드 관련 테마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다날의 경우 테마를 탄 시점에 전 종목 중 거래대금 순위가 4위를 기록한 점에서 거래량 급증을 수반한 급등이 나타난 것이란 해석이다.
하지만 향후 추가적인 상승 흐름을 기대하기엔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미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선 실제 실적 개선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 기대할 만한 모멘텀은 사실상 싸이월드가 이날 오픈하면서 종료됐기 때문이다. NHN벅스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가 475억1800만원, 25억4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21.70% 감소했다. 다날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은 2024억9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7억9900만원으로 43.59% 감소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단기 주가 흐름을 전망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싸이월드 테마주의 경우 시장의 주목도가 높았던 만큼 (싸이월드 오픈 이후) 재료 소멸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은 충분하다"면서 "이미 수익 구간인 투자자라면 모를까, 단기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가 현재 시점에서 투자에 나서는 건 바람직한 선택지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싸이월드는 이날 2040을 위한 생활형 메타버스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오픈과 동시에 각 회원의 미니홈피에 복원한 150억장의 사진과 8800만개의 동영상을 모두 업로드할 예정이다. 다이어리와 포스팅은 출시 직후 트래픽이 급증해 장애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시차를 두고 30일 후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