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중국이 여행객을 싣는 비행기에는 화물을 싣지 못하도록 규제한다고 발표하면서 화물기가 부족한 저비용항공사(LCC)들에게 타격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델타'에 '오미크론'까지 여객 수요 회복이 미뤄지면서 LCC들의 주가가 작년 말 수준으로 회귀한 가운데, 중국의 규제까지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제주항공(089590)은 전일 대비 100원(0.60%) 내린 1만6600원에 마감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2만7000원대까지 올랐으나 하반기에 지속적으로 하락 곡선을 그리며 다시 작년 연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위드코로나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를 회복하던 항공주들은 지속되는 코로나 재확산세에 주가가 작년 말 수준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작년 연말 대비 2배 가격인 2만5000원까지 상승했던
진에어(272450)는 상승분을 거의 내주며 1만6000원대로 주저앉았으며,
티웨이항공(091810) 역시 연말 대비 2배 이상 갔던 주가가 하반기에 43% 가량 하락했다.
에어부산(298690) 주가는 작년 연말보다도 24% 가량 낮아진 상태다.
국제선 여객 정상화가 미뤄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화물 항공 규제까지 더해지며 항공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민항총국(CAAC)은 내년 1월1일부터 여객기 좌석을 없애고 이 공간에 화물을 실어 수송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항공사들은 코로나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여객기을 개조해 화물 수송에 활용했는데, 화물기가 없으면 화물 수송을 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우선 중국 항공사들에게 전달됐으며 향후 해외 항공사에도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용 화물기를 보유한 항공사들은 영향이 제한적이나 화물기를 보유하지 않은 일부 해외 항공사 및 국내 LCC 등은 화물 수송 능력이 제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화물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LCC들과의 격차를 한번 더 벌릴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증권가는 대한항공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연승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여객기 16대를 개조해 화물 수송에 투입하고 있으나 화물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노선 조정을 통해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오히려 항공 화물 운임이 상승하면서 대한항공은 실적 및 재무구조가 추가로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지수(BAI)는 작년보다 60% 이상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4분기 들어 중국 노선 중심으로 운임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게는 재확산에 따른 피해보다 반사이익이 더 크다"며 "국제 여객 수는 어차피 2019년의 6%에 불과한 반면, 코로나 재확산으로 물류대란이 심화됨에 따라 항공화물 운임은 추가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