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또 숨죽인 LCC…생존 길 '막막'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적자 폭 확대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화물 사업 통해 '위기탈출'
"더이상 버티기 어려워…기안기금 요건 완화해야"

입력 : 2021-12-21 오후 3:59:4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영업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해도 '위드 코로나' 전환과 더불어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시행 합의 등으로 실적 회복 기대가 감돌았으나 변이 오미크론 확산에 '좌불안석'인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대형항공사(FSC)와 LCC의 올해 실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실적 희비는 화물운송 능력에 갈렸다. 화물기를 보유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각각 4386억원, 16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물 매출만 놓고 보면 양사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매출 2조2270억원과 영업이익 43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대비 44%, 567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4000억원대를 회복했다.
 
3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인 1조650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익도 134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 3분기 매출 1조360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7%, 2680% 증가한 수치다.
 
사진/제주항공
 
반면 LCC들은 모두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089590)은 3분기 매출 682억원, 영업손실 913억원을 기록했으며 진에어(272450) 역시 매출 606억원에 영업손실 445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매출 530억원과 39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에어부산은 399억원의 매출과 513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진에어를 제외한 업체들 모두 적자 폭이 확대된 상태다.
 
LCC 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에 따른 국제선 운항 재개 및 여행 심리 회복을 기대했으나 오미크론 공포 확산으로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제 상황이 나아질 지 몰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LCC들은 악화된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자금 수혈에 나서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제주항공은 올해 초 기안기금으로부터 321억원을 지원받은 데 이어 최근 1500억원까지 더해 총 1821억원을 확보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8월과 11월에도 각각 1506억원과 2066억원 규모로 총 3572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도 지난 4월과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800억원, 1238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던 에어부산도 지난 9월 유상증자로 2271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유상증자 외에 경영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다. 따라서 업계 안팎에서는 기안기금 지원 요건을 완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40조원 이상인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이고 근로자 수가 300명 이상인 항공·해운 업종 중견·대기업에 투입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안기금은 정부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지원 자격이 너무 까다롭고 기준이 잘못됐다"며 "부채가 많은 기업이라야 도와주겠다는 건데 자구노력을 잘해서 빚이 줄여나가면 오히려 해당이 안된다는 부분으로 이것은 정부에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LCC들은 순환 휴직에 돌입하는 등 비용 저감을 통해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노선 축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파산, 대규모 구조조정 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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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