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개미투자자' 표심을 잡기 위한 주식시장 공정화 정책을 내놨다. 증권거래세나 공매도 등 일반 주식투자자들이 불만을 느끼는 사안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윤 후보는 27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을 발표했다.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 기업가치에 비해 한국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윤 후보는 "국민 다섯 분 중 한 분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동안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성장의 과실이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국민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공정한 시장 제도를 만들어 우리 기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윈윈'하는 선진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가 27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먼저 증권거래세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현재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돼 2023년부터 0.15% 부과 예정으로, 윤 후보는 주식양도세 도입 시점에 맞춰 증권거래세를 완전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업의 신사업 분할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다는 점에 주목, 신사업 분할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도록 규정을 정비할 계획이다. 내부자의 무제한 지분 매도를 제한하기 위해 무제한 장내 매도(시간외매도 포함)를 '특정기간 내 일정한도'로 제한하는 방향도 구상 중이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브리핑에서 "미국의 경우 내부자들 물량 제한을 3개월 이내에 발행주식 총수 1%나 직전 4주 평균 주간 거래량 중 큰 것으로 제한한다"며 "우리나라는 주간 거래량이 많아 이 숫자는 조절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27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폐지까지 요구하는 공매도 제도를 손볼 예정이다. 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공매도 서킷브레이크'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매도에서 가장 문제로 생각하는 부분이 공매도가 활성화될 경우 주식시장 변동성이 너무 높아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라며 "공매도 서킷 브레이커 이야기를 했는데, 금융불안 가능성과 주식 폭락 가능성이 있을 때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제도를 명확히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윤 후보는 미공개 정보 이용, 주가조작 등 증권범죄 수사·처벌의 전 과정을 개편해 제재 실효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기업과 직접 투자자뿐 아니라 국민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기금, 펀드 등을 통해 국민 모두의 노후생활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우리 자본시장을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으로 만들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우고 국민행복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