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기업 불확실성 지적 '오리엔트정공'…투자자 주의

내년 3월 투자주의환기종목 해소 사유 확인 필수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사유 해소 없으면 상폐에 이를수도"

입력 : 2021-12-28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투자주의환기종목인 오리엔트정공(065500)이 16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내달 5~6일 구주주청약에 돌입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종 실권주에 대해서는 상상인증권이 잔액인수(실권주전량인수)를 진행한다. 때문에 회사 측이 목표한 자금조달 규모의 일부 축소는 있겠지만, 자금조달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년 3월 감사보고서를 통해 판명되는 투자주의환기종목 해소 사유에 대한 확인은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오리엔트정공은 지난 3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비적정 의견에 따라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을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투자자 환기가 필요하다.
 
표/뉴스토마토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리엔트정공은 2020년 감사보고서 상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서 지난 3월30일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되면 대표이사 변경과 조달한 자금의 수개월내 외부 반출 금지 등 여러 제약이 가해진다. 해당 규정을 어길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이로 인해 기업실사를 진행한 상상인증권은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으로 인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검토와 관련해 중요한 취약점이 존재하거나 중요한 범위 제한 또는 검토·감사의견이 표명되지 아니하는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돼 상장 폐지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재무보고와 관련된 신뢰성 확보를 위해 회사 업무를 관리 통제하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일컫는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종목에 한해 내부회계관리 비적정 기업을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하고 2년 연속 '비적정'을 받으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올린다.
 
때문에 내년에도 오리엔트정공이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재무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오리엔트정공은 지난달 26일 5대 1의 감자를 완료했다. 감자 후 주식수는 2344만2912주로 줄었고, 자본금은 기존 586억700만원에서 117억2100만원으로 감소했다. 오리엔트정공은 감자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신규제품 생산으로 매출도 증대해 영업손익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적 개선에 대한 부분은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오리엔트정공이 다양한 개발비 지출을 통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지만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개발을 중단한 사례도 있어 향후 관련 실적 추이를 챙겨봐야 한다. 
 
상상인증권은 "실례로 오리엔트정공은 자동제세동기 개발 관련 일부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돼 개발활동을 중단하고 2020년중 21억8700만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바 있다"며 "이와 같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중단이나 사업 진행을 위해 취득한 영업권 등에서 추가적인 상각, 손상발생 등으로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악화된 실적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의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오리엔트정공은 2020년말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87억5300만원, 당기순손실이 181억8800만원이 발생했다. 미처리결손금도 296억6800만원에 달한다. 지난 3분기말 기준으로도 여전히 유동부채(516억3600만원) 대비 유동자산(392억9800만원)이 123억3800만원 가량 초과한 상태다. 
 
상상인증권은 "지난 3분기말 영업이익의 흑자전환을 달성했지만,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23억3800만원을 초과하며 여전히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오리엔트정공의 외부감사인은 2020년 감사보고서 및 2021년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대규모 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 부분에 대한 체크도 필요하다. 오리엔트정공의 감자 후 발행주식총수( 2344만2912주)대비 이번 증자비율은 35.41%다. 이번 증자로 인한 신주는 내년 1월28일 상장될 예정이다. 오리엔트정공은 이번 조달 자금 160억원 중 금융권 차입금 상환에 120억원을 사용한다.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면서 유증 자금의 75% 가량이 차입금 상환에 쓰이게 됐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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