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래를 위한 동행은 꼭 실천돼야 합니다.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자연 생태계와의 균형으로, 삼성은 다음 세대가 원하는 변화를 이루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이어 나갈겁니다."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부회장(DX 부문장)은 현지시간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기술이 지향해야할 가치를 '지속 가능한 미래'로 규정했다.
이번 기조연설은 한 부회장의 첫 글로벌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고도화된 연결성과 맞춤형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 등을 통해 다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현지시간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에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5종, 생산과정서 탄소 배출량 70만톤 절감
한 부회장이 기술 혁신을 통한 공존을 강조한 배경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가 크다. 그는 "글로벌 팬데믹 위기는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의 가치를 일깨웠다"며 "전자업계와 고객사, 소비자 모두가 작은 변화를 만드는데 동참한다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삼성전자는 지속 가능성을 갖춘 제품으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들이 삼성의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동참하게 할 수 있다는 게 한 부회장의 설명이다. 한 부회장은 이를 '지속 가능한 일상(Everyday Sustainability)'이라고 명명했다.
삼성전자는 TV,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에 대해 영국의 친환경 인증기관인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로부터 제품 전체 라이프 사이클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는 인증을 받았다.
IT 기기 전반에 쓰이는 반도체도 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탄소 저감 인증'을 받은 메모리 반도체 5종은 각각의 칩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70만톤가량 줄였다. 한 부회장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업종을 초월한 협력이 필요하다고도 당부했다. 이를 위해 솔라셀 리모컨 등 친환경 기술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와 함께 미세 플라스틱 배출 저감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타고니아의 빈센트 스탠리(Vincent Stanley) 철학 담당 임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모두 함께 노력해야 어려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며 기업 활동에 있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현지시간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에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MZ세대 공감대 형성할 20대 직원 내세워
삼성전자의 'Future Generation Lab' 직원들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도 소개했다. Future Generation Lab은 미래를 이끌어갈 Z세대를 대표해 다양한 지역, 업무, 재능, 문화적 배경을 가진 20대 직원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최근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를 염두에 두고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젊은 직원들을 내세운 것이다.
우선 MZ세대에 특화된 개인용 디스플레이 '더 프리스타일'이 소개됐다. 더 프리스타일은 일종의 포터블 스크린으로, 한 손에 들어오는 미니멀한 디자인, 자유자재로 회전해 다양한 공간에서 원하는 각도로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다. 혁신적인 게이밍 환경을 제공하는 신규 플랫폼 '게이밍 허브'와 게임 전용 디스플레이 '오디세이 아크'도 선보였다. 게이밍 허브는 게임 도중 음악 청취, 관련 영상 시청 등 사용성을 대폭 개선했고, 오디세이 아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폼팩터의 스크린으로 우주선 조종석에 앉아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용자 맞춤형 경험에서 한 단계 나아가 고도화된 연결성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도 선보였다. '홈허브'는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여러 가전 제품들과 서비스를 활용해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태블릿 형태로 집에 두고 가족과 함께 공유 가능한 제품으로 집안 어디서나 '빅스비' 음성 제어로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 부회장은 기조연설을 마무리하며 미래 세대와 함께 하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12년째 전 세계 35개 이상의 지역에서 200만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Solve for Tomorrow'와 다음 세대를 위한 기술 양성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Samsung Innovation Campu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활동은 2012년 이후 2100만명 이상의 청소년들에 도움이 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현지시간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에서 CES 2022 기조연설에 나섰다. 사진/라스베이거스 최유라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