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자동차 보혐료를 놓고 금융당국이 막판 고심 중이다.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두 자릿수로 확정된 가운데 자동차 보험료까지 오를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작년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실적이 4년만에 흑자 전환한 것도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손보업계에 자동차 보험료 관련 지침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업계와 만나 자동차 보험료 인상 여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계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고 국민적인 관심도 높은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라면서 “조만간 함께 자리를 할 것이기 때문에 이후에 공식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손보업계는 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부분에서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에 차량 이동량이 줄면서 손해율이 감소한 결과다. 실제로 작년 11월말 기준 주요 4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연간 누적 손해율은 78.9~80.5%에 그쳤다.
덕분에 작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실적은 2017년 이후 4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흑자 규모는 대략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럼에도 손보업계는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한다. 작년 한 해만 흑자가 났을 뿐 그동안 누적된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란 입장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은 2000년 이후 2017년을 제외하고 적자를 지속해왔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누적된 적자만 7조3727억원이다.
손해율 개선이 일시적 현상이란 시각도 있다. 작년말 일시적으로 위드코로나가 시행되면서 다시 차량 이동량이 증가해 12월 손보사 손해율이 90%를 넘겼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자동차 보험료에 영향을 미치는 정비수가가 인상된 부분도 보험료 인하에 부담이란 게 업계 견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 동결도 쉽게 받아들이기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작년에 반짝 흑자를 기록했다고 당장 보험료 인하를 얘기하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