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꽉 막힌 중국 닝보항…물류대란 악화 우려

트럭 운전사 제한하고 도로 통제…선적·하역 지연
인근 상하이항으로 물량 몰려…"운임 상승 불가피"

입력 : 2022-01-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세계 3대항인 중국의 닝보항이 인근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국이 항만을 출입하는 트럭 운전기사 수를 제한하고 도로를 통제하는 조치에 나서면서 물류대란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닝보항은 중국에서 두번째, 세계에서 세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항구다.
 
9일 국내 물류중개업계(포워더)와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 등에 따르면 닝보항이 있는 중국 저장시 당국은 최근 2만명이 넘는 지역 컨테이너 트럭 운전사 중 6000명에게만 지정된 5개 경로를 통해 항구에 출입할 수 있도록 특별 통행증을 줬다. 나머지 1만4000명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게 된 것이다.
 
저장시는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자 지역 소재 공장들의 생산을 중단하고 고속도로를 폐쇄하는 등 제한에 나섰다. 항만 자체는 정상 운영하고 있지만 컨테이너를 뺄 인력이 줄어들면서 선적과 하역 작업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해운사들은 닝보항의 혼잡을 피해 인근 상하이항 등으로 뱃머리를 틀고 있다.
 
다만 컨테이너가 제때 빠져나가지 못한 채 물량이 밀려들면서 두 항구 모두 혼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상하이항의 경우 평소에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소화하는 항구다. 시장조사 기관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상하이와 닝보·저우산항 인근에는 120척의 선박이 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선박이 싣고 있는 컨테이너 물량은 61만3713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8월 닝보항 일부가 폐쇄돼 혼잡이 극에 달했던 때보다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8월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뉴시스
 
업계 관계자는 "도로가 통제되고 일부 창고와 공장도 정부의 조치로 화물 운송을 중단하면서 선적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춘절을 앞둔 지금은 수출 성수기라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트럭 운전사들은 격리 등의 문제로 감염자가 많은 지역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닝보항은 지난해 8월 중순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부분 폐쇄된 바 있다. 세계에서 3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닝보항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해상 운임 상승은 불가피했다. 업계에 따르면 항만 한 곳의 운영에 문제가 생기면 뒤따라오는 선박들의 스케줄이 줄줄이 꼬여 적게는 한 달에서 수개월까지 영향이 지속된다. 중국 매체들은 저장성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2차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물류대란 여파가 사라지기도 전에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서 재확산하자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실제 최근 수주 동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처음으로 5000선을 넘기기도 했다. 2009년 1000을 기준으로 시작된 이 지수는 성수기 때도 2000을 넘지는 못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현재 운임은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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