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를 겪은 유통 업계가 위기 타개를 위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사업과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신성장 동력을 구체화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001040)그룹은 식품 사업의 경우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해외 시장은 공격적인 확장을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097950)은 본사를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 식품사업으로 분리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HQ 산하에 식품성장추진실을 신설해 6대 글로벌전략제품(GSP)을 대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략제품은 만두, 치킨, 김, 김치, K-소스, 가공밥 등이다. 또 식품성장추진실 산하 전략기획 1·2 담당은 미주, 아시아·태평양, 유럽 등 권역별 성장 전략기획뿐 아니라 식물성 식품 사업, 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과 실행을 맡는다.
미래 먹거리로 분류되는 바이오 사업은 그린·화이트·레드 3가지 축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천랩이 사명을 CJ바이오사이언스로 바꾸고 올해 새롭게 출범해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CJ웰케어와 웰니스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뉴카테고리담당을 화이트바이오로 재편, CIC(사내 독립 기업)로 운영하고 있으며 그린바이오 부문을 신설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당분간 그린바이오를 축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부가가치 화이트바이오와 레드바이오 사업이 성장동력으로 작동하기 전까지 그린바이오 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롯데 유통 계열사들은 조직개편과 매장 리뉴얼 전략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백화점 사업부는 백화점과 아울렛을 분리해 채널별로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했으며, 식품 부문을 따로 떼 대표 직속에 뒀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제타플렉스 잠실점'을 선보이며 새로운 매장 리뉴얼 전략을 드러냈다. 조만간 기존 창고형 할인점 빅마트를 '롯데마트 맥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소규모 지분투자로 다소 조용한 한 해를 보냈던 롯데그룹은 올해 바이오와 헬스케어사업 등 신사업 발굴에도 본격 나설 전망이다.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꾸렸던 롯데지주는 12월부로 ESG경영혁신실 산하 경영혁신팀, 바이오팀, 헬스케어팀을 신성장 1, 2, 3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각 사업 M&A에 주력한다.
신세계(004170)는 국내 1위 미술품 경매업체 서울옥션에 280억원을 투자하며 미술품 시장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이번 투자는 최근 미술품 시장의 화두인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전점으로 미술품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공동 구매, 미술품 렌탈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전망이다.
현재 6개 점포에서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갤러리를 운영 중인 신세계 백화점은 백화점 내 미술품 관련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지난해 3월에는 미술품의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정관의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예술투자에 고객이 몰리면서 수요에 맞춰 본격 사업화 단계를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뒤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이 보다 시급해졌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