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부당인사' 머니투데이, 첫 재판서 혐의 부인

민변 등 10개 시민단체 "2차 피해 엄중처벌하라" 성명

입력 : 2022-01-19 오후 2:58:05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사내 성추행 피해자를 부당하게 인사 발령하고 제대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이사와 법인 측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양은상 부장판사)은 19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박 대표 측은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법리적으로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 등은 자사 소속 A기자가 상사로부터의 성추행 피해를 신고하자 연구원으로 인사 발령하는 등 부당한 인사 조치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른 기자들이 받는 취재조사비도 A기자에게는 주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2016년 머니투데이에 입사한 A씨는 2017년 정식 기자로 발령받은 뒤 직속상사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A씨는 이 문제를 사내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혁신전략팀 연구원으로 발령받았다. 
 
A씨는 이를 다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라며 진정을 넣었다. 서울노동청은 2019년 4월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보고 법인에 과태로 500만원을 부과하고 박 대표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3년여간의 조사 끝에 남녀고용평등법·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법인과 박 대표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A씨가 지급받지 못한 총 20개월간의 취재비 400만원에 대한 혐의도 함께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판사는 지난해 10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직권으로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6일 2차 공판을 열고 증거에 대한 박 대표 측의 입장을 확인할 예정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한국성폭력상담소 등 10개 여성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행한 불이익조치를 포함한 2차 피해 유발 행위를 엄중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사건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사업주가 사용자의 권한을 남용해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위법행위가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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