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운전대를 놓는게 처음에는 두려웠는데, 타다 보니 익숙해져서 승차감은 기존 차와 똑같습니다.”
10일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서 시민 누구나 자율주행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첫 탑승은 무료, 두 번째 탑승부터는 거리에 상관없이 2000원의 요금만 지불하면 된다.
이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8번 출구 앞에서 스마트폰 앱(TAP!)으로 자율주행차를 호출해봤다. 목적지는 약 2.1km 떨어진 상암월드컵파크 7단지다. 호출 버튼을 누르자마다 2분 후 차량이 도착한다는 안내가 떴다.
차량에 탑승하자마자 운전석의 안내요원이 안전벨트 착용을 확인하고, 좌석 우측 하단에 놓인 손소독제 사용을 권했다. 이후 “출발하겠습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자율주행이 시작됐다.
운행이 시작되자마자 “실제 도로에서는 돌발 상황이 너무나 많다”며 “보행자가 갑자기 차도로 튀어나오기도 하고 우회전할 때 왼쪽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량이 많아 속도를 줄이기도 한다”는 안내 음성이 나왔다.
안전요원이 핸들에서 손을 떼고 운행을 시작했지만, 승차감은 기존 차량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알아서 차선을 바꾸기도 하고, 뒷차가 바짝 추격할 때는 앞으로 살짝 피하기도 했다. 신호나 차선도 정확하게 지켰다.
운행이 진행되는 동안 좌석 앞에 부착된 모니터 화면에는 차 주변의 오토바이, 승용차, 화물차, 사람이 그래픽으로 구현돼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게 표시됐다. 차와 일정 간격 이상 좁혀질 경우에는 빨간색으로 표시돼, 운전자가 더욱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했다.
어린이보호구역에 진입하자 안전요원이 다시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현행법상 스쿨존에서는 자율주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스쿨존뿐 아니라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안전요원이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다만 빠른 운전을 선호했던 탑승자들은 다소 답답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선 합류 구간에서는 다른 차들을 먼저 보내고 움직이기도 했고, 한산한 도로에서도 속도를 크게 올리지 않았다. 자율주행에서는 ‘안전’을 가장 중요시 한다는 느낌이었다.
이날 운행 구간에 소요된 시간은 총 7분이었다. 네비게이션상 일반 자동차 운행 시간과 똑같았다. 자율주행자는 처음에 호출했던 노선에서 변경은 불가능하다. 합승도 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이르면 3월부터 DMC역~공원 지역을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총 12대의 자동차가 상암동을 달릴 예정이다.
최종선 서울시 도시교통실 도로정보팀장은 “본 차량들은 GPS 정보와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도로 인프라 정보들을 활용해서 정확하고 안전한 운행 기술을 갖고 있다”며 “현재 4대인 차량을 10대 이상으로 확대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8번 출구 인근에서 자율주행차가 탑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