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대적인 평검사 인사를 단행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관련 사건인 '고발 사주', '판사사찰 의혹' 수사팀은 그대로 유지한다.
21일 공수처는 출범 후 첫 정기인사를 통해 평검사 19명 중 12명을 재배치했다. 수사부만 놓고보면 1부는 2명이 빠지고 3명이 들어갔고 2부와 3부는 각각 4명, 3명씩 바뀌었다.
수사 검사의 자리가 크게 변했지만 고발 사주와 판사 불법 사찰 의혹 사건 수사팀은 유지된다. 다만 수사3부 소속으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을 지휘했던 허윤 검사는 비수사부서인 수사기획관실로 자리를 옮겼다. 수사에서도 빠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 사건들은)차장이 주임 검사를 맡은 사건으로 그동안 수사부에 상관없이 검사들이 투입돼 진행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사팀은 변함없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사건들에 관해서는 부장이 주임 검사인 경우 그대로이고 평검사가 주임 검사를 맡았던 사건들은 진행 정도와 상황을 고려해 다른 검사에게 재배당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지난해 12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심사를 마친 후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고발 사주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있을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가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만들어 김 의원에게 전달해 고발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9월 이 사건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해왔지만 작년 12월3일 핵심 인물인 손 검사에 대한 2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답보상태다. 손 검사는 지병을 이유로 다음 달 초까지는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공수처에 전달했다. 손 검사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 주요 사건 판사의 성향과 개인 취미, 세평 등을 수집해 보고서를 만든 판사 사찰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두 사건은 대선 이후 처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 고발 사주는 손 검사를 불구속기소 하더라도 유죄를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다만, 판사 사찰은 법원이 해당 사유로 윤 총장을 징계한 게 정당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점에서 혐의 입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행정법원 12부(부장 정용석)는 지난해 10월 윤 후보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해 12월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원의 판결문이 중요한 증거라고 밝힌 바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