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법공약, 역사 퇴행·검찰권력 독주 우려"

윤 후보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등 검찰 강화"
법조계 "권력 견제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반"
"고위공직자 수사 검·경 분산은 공수처 고사"
독립 예산권 부여에 대해선 '독립성·중립성 제고' 의견도

입력 : 2022-02-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사법 분야 공약에 대해 '검찰 공화국'을 만들려 한다는 시민사회와 여권의 비판과 마찬가지로 법조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견제와 감시를 통한 권력 통제란 민주주의 시스템을 부정하는 동시에 검찰이 수사 권력을 독점한 과거로 퇴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권 조정 등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윤 후보가 지난 14일 발표한 사법분야 공약 중 검찰 권력과 관련된 것은 4가지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총장에게 예산편성권 부여 △검·경 고위공직사 수사권 부여 △경찰 송치 사건 직접 보완수사 등이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예산편성권도 검찰총장에게 넘기겠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민변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의 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민주주의는 누가 권력을 잡든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이런 방향(윤 후보의 사법공약)은 퇴보고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선을 앞두고 검찰에 현 정권과 선거 관련 사건 처리에 관한 무언의 압박을 하는 것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정의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신장식 변호사는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선출된 권력이 공무원을 통제하고 권력간 견제와 감시를 하도록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본"이라며 "우리나라 검찰이 너무 많은 권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분산하자는 윤 후보 주장은 검찰 개혁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법제도와 법집행 공약을 발표하는 모습. 윤 후보는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검찰총장에게 지휘·감독할 수 있는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겠다"고 했다.사진/뉴시스
 
검찰과 경찰에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권을 주겠다는 공약도 검찰 권력 확대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수처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의 우선 수사권을 없애고 전국적 조직이 있는 검찰과 경합적 수사하게 만들면 공수처가 고사할 수 있다"며 "검찰이 수많은 권력형 범죄를 입건해 묻어버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공수처가 아직 제 기능을 못 해도 신설된 기관이고 존재 이유가 있다는 점에서 당장 평가를 내리고 뜯어고치려 하기보다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사건 송치 후 검사의 직접 보완 수사 공약도 축소된 검찰의 수사권을 다시 늘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작년 1월부터 수사권조정 법안이 시행되면서 검찰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 등 6대 범죄만 직접 수사를 할 수 있고 경찰 송치 사건은 보완수사를 요구하게 돼 있다.
 
다만 윤 후보 공약에 대해 고민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검찰 고위직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지휘권 폐지와 예산권 부여가 검찰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맞지만 여기에만 머물지 말고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윤 후보의 공약은 수사지휘권의 폐해 등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지휘권이 정치 권력이 검찰 수사에 관여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 대신 시민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 방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절충안으로 제시됐다. 예산권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검사가 아닌 검찰 공무원이 담당하게 한다면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견해가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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